20대 절반이 非婚(비혼)이라니
20대 절반이 非婚(비혼)이라니
  • 이재경 기자
  • 승인 2021.05.3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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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재경 국장(천안주재)
이재경 국장(천안주재)

 

가뜩이나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상황인 가운데 지난 주말 꽤나 충격적인 보고서가 나왔다.

우리나라 20대 연령층의 절반 이상이 결혼을 하지 않고 독신으로 살거나, 자녀를 낳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가 지난 30일 전국 1만997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제4차 가족실태 조사 결과(조사 기간 2020년 9월 8일~18일)를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20대의 53%가 비혼(非婚)에 동의한다고 응답했으며, 자녀를 낳지 않아도 된다는 응답자도 52.5%로 나타났다. 동거는 하겠지만 혼인은 하지 않겠다는 응답자도 절반에 가까운 46.6%로 나타났다.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에서도 비혼에 동의한다는 응답이 34%, 무자녀에 동의한다는 응답이 28.3%로 나타났다.

5년 전인 2015년 3차 조사 때 무자녀에 동의한다는 국민 전체 대상 응답률은 21.3%였으나 이번 조사에서 28.3%로 7.0%포인트가 상승했다.

5년 전에 비해 20대의 의식 변화는 더욱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비혼에 동의한다는 20대의 응답률은 2015년 37.0%였으나 2020년 조사에서는 53.0%로, 무자녀에 동의한다는 응답은 2015년 29.1%에서 2020년 52.5%로 크게 높아졌다.

이같은 결과는 20~30대 연령층, 이른바 MZ세대가 지니고 있는 가정과 혼인에 대한 가치관을 투영해 주는 것으로 저출산 기조가 더욱 강화될 전망이란 점에서 심각하지 않을 수 없다.

1인 가구도 5년 전에 비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중은 30.4%로 10가구 중 3가구가 1인 가구로 조사됐다. 2015년에 21.3%에서 5년 만에 9.1%포인트나 급증했다. 인구 절벽 시대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 보고서가 발표되기 나흘 전, 통계청에서 올해 1/4분기 자연감소 인구 수가 7039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보다 7039명이 많았다는 뜻이다. 이미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를 앞서는 인구 역전 현상은 2019년 말부터 시작됐다. 2019년 4/4분기부터 6개 분기 연속으로 우리나라 인구가 계속 줄고 있다. 문제는 인구 감소가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점이다.

앞서 4차 가족실태 조사 결과에서 나타난 20대 청년층의 혼인 및 자녀 기피 인식을 감안하면 인구 감소 추세가 계속 심화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결국 인구 감소와 고령화 가속화로 생산 가능 인구보다 부양할 인구가 해마다 증가하는 악순환이 이어질 전망이다. 국가 경제에 미칠 악영향도 불 보듯 빤한 상황이다.

삼성경제연구소가 10여년전 대한민국의 인구가 2100년에 2500만명으로 반토막이 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적이 있다. 옥스퍼드대 연구소도 비슷한 시기에 한국의 인구 감소 현상을 심각 단계로 지적하며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사라질 나라가 한국이라고 지적했다. 암울한 전망이 속속 현실화하고 있지만 그래도 한국은 이웃 일본에 비해 희망이 있다. 현재 한국의 상황은 30여년전의 일본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일본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결론은 일본이 실패한 `청년 정책'이다.

인구 문제 해결의 정답은 결국 아기를 많이 낳게 하는 것일 수밖에 없다. 청년이 자녀 양육에 얽매이지 않고 마음껏 신나게 일을 하게 하는 정책. 열심히 일을 하면 집을 마련할 수 있고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게 되는 사회. 그런 정책이 마련되고 시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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