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노력의 결실 '도로 승격'
10년 노력의 결실 '도로 승격'
  • 이호 충북도 도로과장
  • 승인 2021.05.27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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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호 충북도 도로과장
이호 충북도 도로과장

 

10여년전 시군교류로 알게된 후배가 있다. 덩치는 작지만 누가 봐도 우직함! 성실함! 끈기! 등의 단어를 연상케 하는 사람이다. 우둔할 정도의 성실함과 우직함으로 25년 넘게 지금도 한 회사를 지키고 있지만 10여년전의 후배는 마흔 중반의 적지 않은 나이와 고참임에도 불구하고 답답하다, 융통성 없다 등의 이유로 매번 승진에서는 밀렸다. 승진에서의 누락이 자격지심으로 돌아와 친구나 지인과의 만남도 원활하지 못한 상황으로 사표를 생각할 정도로 힘들어하고 있었다.

공무원 조직에서 승진이 얼마나 사람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며, 일의 능률과 삶의 질까지 영향을 미치는지 잘 알고 있기에 후배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되었었고 꾸준한 성실함은 누구도 따라갈 수 없는 장점이라며 후배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곤 했었다.

얼마전 충북도의 일부 도로가 말 그대로 승진을 하였다.

괴산 군도 19호선(괴산~감물 구간)이 일반 국도 19호선으로, 청주 지방도 511호선(오창~미원 구간)이 국지도 96호선으로 등급이 승격조정하게 된 것이다.

일반인들 입장에서야 도로 등급 승격에 뭐 그리 좋은 일일까 싶을까마는 충북도는 10여년이 넘는 기간동안 국토부, 기재부 등 관계부처를 신발이 닳도록 쫓아다니며 도로 승격을 위해 설득하고 설명하는 지루한 싸움을 이어왔고, 그 싸움에서 매번 백전백패하여 위축된 마음이 승진에 밀렸을 때만큼이나 허하고 아득하였었다.

하지만 다시한번 심기일전 하는 마음으로 2019년 8월 도로 등급 조정을 국토부에 요청하였고, 관계부처와의 협의 진행, 도로정책심의 완료 등의 과정을 거쳐 최종 2개 노선 36.5km 구간이 도로등급 승격이 확정되었기에 그 기쁨을 말로 다하기가 아까울 정도다.

괴산~감물 구간(국도 19호선)은 도로등급 승격으로 인하여 선형 개량 사업을 원활하게 할 수 있게 되었고, 괴산읍에서 괴산IC까지 접근성 향상과 교통개선 효과를 가져올 뿐 아니라 주변 산업단지 물류비용 절감으로 괴산군 지역경제 발전에도 이바지 할 수 있게 되었다.

오창~미원 구간(국지도 96호선)은 중부권거점공항인 청주국제공항의 역할 확대를 지원하는 접근 기반시설이 될 것이며, 충북의 핵심 도로축인 제1충청내륙고속화도로와 제2충청내륙고속화도로를 연결하는 마지막 구간으로 충북의 북부와 남부를 하나로 잇는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어느 분야든 결과물은 없고 품만 들어가면 지치고 그만두고 싶어지는건 당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시간을 참고 버티며 정성과 노력을 들이면 누군가는 눈길을 주고 좋은 결과로 돌아오게 되어있는 것이 자연의 이치인 듯하다.

충북도의 도로사업들이 그러하다. 1·2년 만에 매듭지어지는 사업들이 없다. 대부분 도로사업들이 10여년이 넘도록 쫓아다니고, 우는 아이 떡하나 더 준다는 마음으로 읍소하면서 긴 시간 끈기와 정성을 들여야만 도로확장이, 선형 개량이, 도로 승격이 되어 돌아온다.

도로사업을 추진하는 그 시간들이 지루하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지만 인고의 시간 끝에 찾아오는 기쁨은 무엇보다도 크기에 오늘도 열심히 달려보고자 신발끈을 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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