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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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7.02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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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권 최대의 맹꽁이 서식지를 지켜주세요
박 완 희 사무국장 <원흥이생명평화회의>

장마철이 시작되면 어김없이 들려오던 맹꽁이 울음소리를 지금의 도시에서는 쉽게 들을 수 없다. 맹꽁이는 논이나 웅덩이에 물이 고이면 "맹꽁, 맹꽁" 하며 나타나 알을 낳는다.

많게는 1쌍의 맹꽁이 부부가 3000개의 알을 낳는다고 한다. 알을 낳는 곳은 장마철에만 잠깐 물이 고이고, 수풀이 많이 우겨져 하늘이 거의 보이지 않는 습기가 많은 곳이다. 예전에는 두엄밭 옆에 생기는 물웅덩이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참 신기한 것은 같은 땅, 비슷한 물웅덩이라도 비가 그친 후 물이 빠지는 곳에서는 알을 낳지 않는다. 우리 사람들은 감지하지 못하지만, 이 맹꽁이들은 알을 낳을 곳을 알고 자리를 가린다. 제대로 알을 낳더라도 소금쟁이들의 훌륭한 영양 공급원이 되다보니 한 배에서 낳은 알이 한나절도 안 되어 사라지는 경우도 흔하다.

그러하기에 맹꽁이들은 쉽게 번식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알에서 올챙이로 변하는 기간도 다른 양서류들보다 빠르다. 낳은 지 하루나 이틀이 지나면 알집에서 나와 꼬물꼬물 올챙이가 된다. 그리고 20일에서 한 달 사이면 모든 변태가 끝나고 아기맹꽁이가 된다. 두꺼비나 개구리가 변태를 마치려면 두 달이 넘게 걸리는 것에 비하면 정말 속성이 아닐 수 없다. 안타깝게도 요즘은 도시개발과 농약사용 등으로 이런 맹꽁이를 쉽게 만날 수 없다. 그래서 환경부에서는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급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최근 들어 개체수가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는 보고가 되고 있지만, 이들이 이 땅에서 지속적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미래는 불확실하기만 하다.

특히 사람들의 눈에 띄는 기간이 짧다 보니 이들에 대한 연구가 너무나 미천한 상황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맹꽁이와 관련된 연구자료도 충분하지 않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대규모 택지개발사업때에 진행하는 환경영향평가에서도 맹꽁이는 기록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산남 3지구나 성화 1지구 택지개발 사업에서도 그러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우리 주변에 서식하고 있는 맹꽁이에 대한 존재가 드러나기 시작하고 있다. 두꺼비 살리기 운동을 하면서 원흥이마을에는 맹꽁이가 서식하고 있음이 확인되었고, 2005년부터 시작된 구룡산 자연생태조사 과정에서 성화 2지구 옥동마을, 미평 자동차 매매단지와 혜원장애인종합복지관 인근 농수로, 도교육청 맞은 편 미평들, 수곡동 매봉산 기슭, 그리고 충북대 정문과 경영대 뒤편 수목원 등에서 조사되었다. 결국 두꺼비 서식지로 잘 알려진 구룡산자락 주변부가 맹꽁이들의 서식지임이 밝혀진 것이다.

그러나 어렵게 명맥을 이어왔던 맹꽁이들의 서식지는 또 다른 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충북대의 경우 핵심 서식지인 경영대 수목원 자체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고, 그 주변에는 강의동 신축공사가 진행 중이다. 수목원만 그대로 유지하고 주변 녹지에 물이 고일 수 있는 산란지만 조성해 주어도 맹꽁이들의 서식은 가능할 것이다.

특히 올해 맹꽁이 추가조사에서 청주권 최대의 서식지로 확인된 성화 2지구 택지개발 사업예정지의 경우 2000여평의 맹꽁이 서식지 보존이 이루어지지만 개발 과정에서 수많은 맹꽁이는 사라질 것이 분명하다. 추가적인 서식지 보존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우리는 생태도시 청주를 지향하고 있다. 종합적인 생태도시의 미래를 계획하고 실현하는 과정에서 두꺼비와 더불어 맹꽁이, 그리하여 양서류 생태도시 청주라는 지향점을 세우는 것은 어떨까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사라져가는 종이 바로 양서류라는 점에서, 그리고 환경의 변화에 가장 민감한 한 환경지표동물이라는 점에서 맑은 고을 청주의 이미지와 부합하는 소중한 생태자산이 될 수 있다. 대구시의 경우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리는 인근 망월지에 두꺼비 집단산란이 확인되면서 세계적인 두꺼비 서식지로 부각시키려는 노력은 우리의 귀감이 아닐 수 없다. 훌륭한 기회를 놓치지 않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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