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노무현' 삶처럼" 국민통합 내건 盧 12주기 추도식
"'바보 노무현' 삶처럼" 국민통합 내건 盧 12주기 추도식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1.05.2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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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불신·갈등에 부끄러워…희망 놓지 않겠다"
이재정 "장벽 넘어 통일향해 전진…검찰·언론개혁"

유시민 "盧의 꿈 위해 더 긴 시간 많은 사람 노력"

이낙연·정세균 등 대선주자 집결…김경수도 참석

코로나로 축소…유시민 "열세번째는 기쁜 봄 맞길"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 추도식이 23일 오전 경남 김해 봉하마을 대통령 묘역에서 엄수됐다.



'열두 번째 봄, 그리움이 자라 희망이 되었습니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추도식에는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와 사위 곽상언 변호사 등 유족들과 정당 대표, 정부 및 지자체장 등 각계 인사 70여명이 참석했다. 딸 정연씨는 추도식 전 가족 참배에 함께 했다.



추도식은 국민의례와 묵념 후 권양숙 여사와 곽상언 변호사,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대표로 헌화와 분향을 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추도사를 통해 "노 대통령님에게 부끄러운 고백을 드릴 수밖에 없다"며 "대통령님의 열망과 달리 오늘 대한민국의 불신과 갈등은 어느 때보다 깊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당신께선 우리가 힘들고 주저하면 '뭘 그리 망설이나 팍팍 질러라'고 호통쳐주셨다"면서 "우리 가야할 길은 멀고 힘들다. 하지만 '바보 노무현'의 삶처럼 분열과 갈등을 넘어 국민 통합과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희망을 놓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참여정부 통일부 장관을 지낸 이재정 경기교육감은 추도사에서 4.27 판문점선언, 9.19 평양공동선언 등을 열거한 뒤 "장벽을 하나 넘으면 또 다른 장벽이 우리를 막아섰다"며 "우리는 수 없는 장벽에 도전했고 이겨왔다. 강물이 결코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 것처럼 한반도 평화는 반드시 통일로 차근차근 진전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교육감은 검찰개혁·언론개혁 필요성도 재차 강조했다. 검찰개혁에 대해선 "국정의 선택 과제가 아니라 절대 책임"이라고 언급했고, 또 "언론개혁 없이는 민주주의도 미래 사회도 꿈꿀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시민 이사장은 감사인사를 통해 "열두번째 봄을 맞은 오늘까지 우리 노 대통령님의 빈 자리는 온전하게 채워지지 않았다"며 "그분이 꾸셨던 꿈을 다 실현하려면 더 긴 시간 더 많은 사람들이 더 크게 노력해야 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추도식에 참석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권한대행, 정의당 여영국 대표를 향해 "특별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도자와 시민이 따로 있진 않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각자 모두가 지도자가 되자"는 노 전 대통령의 생전 발언을 인용했다.



그러면서 "세계관이 다르고, 신념이 다르고, 정치적 견해가 충돌하고, 이해관계가 엇갈린다 할 지라도 서로 상대의 존재를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토론하고 논쟁하고, 절충하고 타협해나가면 더 성숙한 민주주의, 더 나은 사회, 통합된 대한민국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해석한다"면서 거듭 야당에 감사를 표했다.



그는 "이제 노 대통령은 계시지 않지만 그분이 계시지 않은 가운데 우린 노무현의 꿈을 계속 안고 간다"며 "다 이룰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함께 나아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참석자들은 추도식 후 차례로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이날 정당에선 더불어민주당 송영길·정의당 여영국·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가 참석했다. 보수야당에선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권한대행이 참석해 지난해 11주기 추도식에 이어 통합 행보를 이어갔다. 유시민 이사장이 김 대행의 두 손을 맞잡으며 반갑게 맞이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친노 원로인 한명숙 전 총리, 이해찬 전 대표도 추도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정부 및 지자체에선 김부겸 총리와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 박남춘 인천시장·허태정 대전시장·송철호 울산시장·김영록 전남지사 등이 자리했다.



대선주자도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총리를 비롯해 잠룡으로 꼽히는 이광재·김두관 의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양승조 충남지사가 참석했다. 친문 적자로 불리는 김경수 경남지사도 자리했다.



이낙연 전 대표와 김경수 경남지사는 추도식 전 노 전 대통령 기념관인 옛 사저에서 만나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양측은 고인의 유지인 '균형발전'에 뜻을 같이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지난 6일 봉하마을 묘역을 찾아 참배한 이재명 경기지사는 참석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화로 추모를 대신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 직후 열렸던 지난 2017년 8주기 추도식에서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한 바 있다.



지난해 11주기 추도식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코로나19 방역 수칙에 따라 추도식은 사전 협의된 70여명의 최소인원으로 치러졌다. 참석자들은 간격을 두고 떨어져 앉았고, 인사도 '주먹인사'로 대신했다.



추도식이 진행되는 동안 묘역 출입이 통제됐지만 추모객들은 식장 밖에서 고인을 기렸다.



이와 관련, 유 이사장은 "모쪼록 열세번째 봄, 내년 추도식 행사는 정말 많은 시민들이 얼굴을 맞대고 어깨를 부비면서 손을 맞잡고 그렇게 할 수 있었으면 하고 바란다. 또 그리 되리라 믿는다"면서 "코로나19를 완전히 물리쳐서 열세번째 봄을 기쁘게 맞이하리라 믿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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