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불금 신청 좀 더 수월해지길
직불금 신청 좀 더 수월해지길
  • 신지섭 청주 미원면 행복센터 주무관
  • 승인 2021.05.12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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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신지섭 청주 미원면 행복센터 주무관
신지섭 청주 미원면 행복센터 주무관

 

미원면 행정복지센터는 요즘 오전 9시 전부터 민원인으로 붐빈다. 초고령 어르신들이 직원이 출근하기 전부터 공익 직불금 신청을 위해 기다리고 계신다. 직불금을 받기 위해서는 매년 4월 1일부터 5월 31일까지 본인이 방문해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구부정한 몸을 이끌고 힘겹게 센터 2층을 오른다.

우리 행정복지센터 건물이 오래되고 비좁아 1층에서 모든 직원이 행정사무를 다 못 보고 민원이 많은 복지팀과 민원팀은 1층을 사용하고, 2층은 민원이 덜한 총무팀, 산업팀, 개발팀이 사용하는데, 매년 1월부터 5월까지는 각종 보조사업, 직불금 신청 등 사업 신청을 위해 어르신들이 2층을 많이 찾는다. 우리 면 주민 4926명 중 65세 이상 어르신 인구가 43.2%를 차지해 행정복지센터 2층 오르기가 힘겨운 이들이 많다.

공익 직불금은 농업·농촌의 환경보호와 생태 보전, 공동체 활동 역량 강화 등 농촌을 농촌답게 유지하며, 농업이 다른 사업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져 농민들의 소득 보전을 목적으로 하는 제도다. 지난해부터 공익 직불제로 제도가 바뀌면서 소농 직불금과 면적 직불금으로 구분되는데, 소농 직불금은 4959㎡ 이하 경작과 농촌에서 3년 이상 거주하고 농외소득이 기준치 이하인 지급기준을 충족하면 농가에 일률적으로 연 120만원을 지급해 준다.

소농 직불금을 받는 이는 대부분 고령자로,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시설채소나 특용작물 재배는 엄두도 못 내고 자기가 먹을 식량과 자식들에게 줄 농산물 재배 정도라 농업 소득이 많지 않다. 직불금 120만원 지급은 어르신들에게는 큰 보탬이 된다. 2019년 통계를 봐도 농가 소득은 연 4118만원으로, 도시 가구 소득인 연 6616만원 대비 62.2% 정도밖에 안 되며, 농업 소득만 보면 연 1026만원으로 매우 열약한 상태다. 그나마 공익 직불제로 전환되면서 국가에서 전보다 많은 금액을 보전해 줘 농업인들이 고마움을 갖고 있다.

다만 공익 직불제를 신청할 때 임차농지의 경우 사용대차 계약증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어 농가에서는 증빙서 징수에 곤란을 겪고 있다. 임대인은 임대 계약서를 써주면 매도 시 세금 등 불이익을 받지는 않을까 해서 계약서 작성을 꺼리는 경향이 있어 임대 계약서를 다시 받기가 쉽지 않다. 2015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농지 중 농업인이 소유한 농지는 56.2%에 불과해 직불금 신청 농가 대부분 조금이라도 임차 농지를 경작하고 있지 않은 농가가 드물어 임대 계약서 제출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또 다른 하나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직불금을 받지 않았던 필지는 그 당시 농사를 지었더라도 직불금 신청이 안 되도록 현재 제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조항에 해당되는 농업인들은 법령이 불합리하다며 끊임없이 항의하고 있다.

직불금 지급 목적이 농업인의 소득 보전과 공익 증진이라면 농업인이 직접 영농이 확인되면 수월하게 직불금을 신청할 수 있도록 까다로운 제도가 완화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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