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에 대한 이해 1
고교학점제에 대한 이해 1
  • 김진균 청주봉명중 교장
  • 승인 2021.05.11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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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김진균 청주봉명중 교장
김진균 청주봉명중 교장

 

고교학점제가 학교 현장에서 화두가 되고 있다. 지금은 특성화고와 일반계고에서 부분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나, 현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는 2025년이 되면 전면 시행될 예정이다. 고교학점제는 교육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요구하게 된다. 따라서 학생, 학부모, 교사는 고교학점제가 안고 있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에 대해 충분한 이해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고교학점제는 말 그대로 일정 학점을 취득하면 졸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서 대학에서 적용하고 있는 제도이다. 그렇다면 교육부는 이처럼 대학에서 실시하고 있는 학점제를 고등학교까지 확대하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고교학점제로 진로 맞춤형 교육을 추진하겠다는 것이 현 정부의 대선 공약 중 하나였다. 교육부에 의하면 고교학점제 도입 배경에는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미래 예측의 어려움, 저출산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 디지털 세대의 변화된 학습 성향, 사회적 불평등·양극화에 따른 교육격차 심화, 새로운 인재상의 필요성 대두 등이 있다.

이렇게 사회는 변화하고 있는데 학교는 아직도 획일적인 교육과정에 의거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고 초등, 중등 교육이 대학입시의 노예로 전락하여 경쟁을 부추기고 학생들을 서열화함으로써 학습 의욕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학생 개개인의 적성과 진로를 고려한 교육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라는 입장이다.

만약 이들의 주장이 맞다면 분명 지금까지의 우리 교육은 많은 문제를 안고있는 것이고 어떤 형태로는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다면 지금까지의 교육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서의 고교학점제는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 고교학점제는 고등학교의 수업 학사 운영을 기존의 `단위'에서 `학점'을 기준으로 전환하여 졸업 기준을 204단위에서 192학점으로 조정하자는 것이다. 그 내용을 좀 더 구체화해 보면 학생들은 1학년 때는 기초소양 및 기본학력 함양을 위한 `공통과목'을 이수하고 평가를 받게 된다. 여기서의 평가는 성취도(A,B,C,D,E,I)와 석차 등급 즉, 원점수, 과목 평균, 성취도, 수강자 수, 성취도별 학생 비율을 산출하게 된다. 반면 2~3학년 때 수강하게되는 선택과목은 다시 교과별 학문 내의 분화된 주요 학습 내용 이해 및 탐구를 위한 `일반선택'과 교과 내 · 교과 간 주제 융합과목인 `융합선택' 그리고 교과별 심화학습 및 진로 관련 과목인 `진로선택'으로 구분된다.

학생들은 선택과목 중에서 학년에 관계없이 수강 신청을 하고 평가를 받게 되는데, 선택과목은 성취도(A,B,C,D,E,I)만 표기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과목을 이수하고 학점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과목 출석률(수업 횟수의 2/3이상 출석)과 학업 성취율(40%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문제는 성취도 `I'를 받은 학생이다.

여기서 `I'는 Incomplete의 약자로 미이수를 말한다. 미이수 학생은 보충이수를 실시하거나 대학처럼 다음 학기에 재이수를 해야 한다. 이런 교육부의 주장을 그대로 수용한다면 고교학점제는 분명 지금까지의 교육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고교학점제는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이 아니다.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많은 부분에서 헛 점이 보인다. 어떤 정책이든 긍정적인 면만 보고 실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오히려 부정적인 면에 주목해야 한다. 그래야만 잘못된 정책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고교학점제에서 많은 문제가 예상된다면 충분한 검토를 통해 폐지하거나 수정되어야만 한다. 왜냐하면 학생들 한 사람 한 사람은 어떤 정책의 실험 대상자가 아닌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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