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아의 오동나무는 나라 것
관아의 오동나무는 나라 것
  • 국인창 청주시 청원구 세무과 주무관
  • 승인 2021.04.28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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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국인창 청주시 청원구 세무과 주무관
국인창 청주시 청원구 세무과 주무관

 

조선의 명장으로 불리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후손들에게 가장 훌륭한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이순신 장군 일화 하나를 소개한다.

이순신 장군은 조선시대 정읍현감, 전라좌도 수군절도사 등을 역임한 무신으로 사대부가의 전통인 충효와 문학에 있어서 뛰어났을 뿐 아니라 시재에도 특출하고 정의감과 용감성을 겸비한 인자한 성품으로 많은 이들의 총애를 받았다. 이순신 장군이 전라 좌수영에 속하는 발포라는 곳에서 `만호'라는 벼슬을 하고 있을 때 이야기다.

전라좌수사 성박의 심부름꾼이 이순신 장군을 찾아와 발포 수군영 뜰에 있는 오동나무를 좀 베어 가겠다고 말했다. 재질이 단단한 오동나무는 목재로서 장점이 많아 예부터 장롱이나 문갑, 소반 등에 고루 쓰였을 뿐만 아니라 소리를 전달하고 공명하는 힘이 뛰어나 가야금이나 거문고, 비파 등 악기를 만드는 데 가장 적합했다고 한다.

이순신 장군이 오동나무를 베어 가는 이유를 물었다. 심부름꾼은 “오동나무로 거문고를 만든다고 하셨습니다”라고 대답했는데 그 말을 들은 이순신 장군은 버럭 화를 내며 “나라가 위급한 시기에 거문고를 만들어 풍류를 즐기려 하다니, 관아의 오동나무는 나라의 것이니 함부로 벨 수 없다고 전하거라”라고 말했다.

당시 좌수사 성박이 이순신 장군보다 높은 신분이었지만, 성박은 이순신 장군의 말이 다 옳아서 그 말에 어떤 불만도 가질 수가 없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 일화는 끝없이 들이닥친 적군에도 굴하지 않았던 이순신 장군의 권력 앞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청렴하고 강직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 일화와 비슷한 사건이 최근에 있었다. 국민이 분노한 바로 `LH 부동산 투기 사건'이다. `나라가 위급한 상황에 관아의 오동나무를 베어 거문고를 만들려고 했던 일화'보다 더 화가 나는 일이다. 2020년 2월 이후 코로나19로 국민은 1년이 넘도록 고생하고 있는 이때에 내부 정보로 부동산 투기를 한 LH 직원들의 뉴스를 보며 국민이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을까? 필자 역시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

최근 청주시도 산업단지 등의 내부 자료를 이용해 부동산 투기한 직원을 찾기 위해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더욱 중요시되는 것은 바로 `청렴'이다. 청렴이란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을 말하는데 인류 역사상 공직자에게 청렴이 중요하지 않았던 시대는 단연코 없었을 것이다. 청주시도 `부패 먼지 없는 청렴 청주' 건설을 위해 공직문화 개선 셀프 청렴 운동, 시민사회 청렴 문화 확산 계획 등 다양한 시책을 추진 중이며, 전 직원에게 청렴성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LH 직원들은 바로 이러한 청렴성을 갖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부동산 투기로 돈을 벌겠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공직사회에 깨끗하고 청렴한 바람이 불어와 모든 공직자가 청렴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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