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라리아 환자 31% 줄었다…코로나19 영향 추정
지난해 말라리아 환자 31% 줄었다…코로나19 영향 추정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1.04.25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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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말라리아 환자 385명으로 31.1% 감소
해외 유입 감소, 사회적 거리두기 등 영향인 듯

코로나19로 진단소요일 늘어나는 부정적 영향도



말라리아는 모기에 의해 전파되는 열성 질환이다. 에이즈, 결핵과 함께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공중보건학적으로 관리되는 병원체 중 하나다. 전 세계적으로 한해 2억명이 넘는 말라리아 환자가 발생하고 40만명 이상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70년대 말라리아 퇴치가 성공해 1980년대에는 환자가 발생하지 않다가 1993년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매년 500명 가량의 감염 사례가 나오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말라리아 퇴치 노력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에 따른 이동 제한 등의 영향으로 환자 발생이 3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말라리아 환자 발생 수는 385명으로 전년(559명) 대비 31.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993년 재유행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특히 코로나19에 따른 이동 통제로 해외 유입이 크게 줄었다. 말라리아 국내 발생은 356명으로 26.6% 감소했지만 해외 유입은 29명으로 60.8%나 줄었다.



말라리아 환자 중 상당수를 차지하는 군인들의 감염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인 발생은 301명으로 31.1%, 제대군인은 43명으로 15.7% 감소하는데 그쳤지만 현역 군인은 41명으로 42.3%나 줄었다.



질병관리청은 "2020년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유행 상황 속에서 말라리아 환자 발생이 감소했으며,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코로나19 관리 전략으로 인한 영향 요인도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말라리아는 5가지 열원충에 의해 사람에게 전파된다. 원충에 따른 분류로 보면 삼일열 말라리아(358명)가 가장 많았고 열대열(24명), 난형열(1명), 사일열(1명), 미상(1명) 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비중을 차지했다.



국내에서는 인천, 경기·강원 북부 등 휴전선과 인접한 지역에서 모기가 활발히 활동하는 시기 5~10월에 말라리아 환자의 90% 이상이 발생한다.



지난해 말라리아 환자가 많이 발생한 지역은 경기 파주(93명, 26.1%), 경기 연천(41명, 11.5%), 인천 강화(31명, 8.7%), 경기 김포(30명, 8.4%), 강원 철원(25명, 7.0%) 등이었다.



추정 위험 요인은 거주지(126명, 35.4%)가 가장 많았고 군복무(79명, 22.2%), 직장(57명, 16.0%), 여행(42명, 11.8%)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말라리아의 주요 임상 증상으로는 발열(96.1%), 오한(77.4%), 발한(50.9%), 두통(46.2%) 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주로 발견되는 삼일열 말라리아는 감염되면 초기에 발열과 권태감이 수일간 지속되다가 오한, 발열, 해열 등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93년 말라리아 재유행 이후 2000년까지 연간 4000명 정도의 환자가 발생했지만, 이후에는 말라리아 재퇴치 노력으로 환자가 연간 500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말라리아 환자가 300명대까지 떨어졌지만 코로나19 선별 검사로 인해 말라리아 발병에서 확진까지 진단에 걸리는 시간이 지연되는 사례도 발생했다고 방역 당국은 지적했다.



말라리아 진단소요일은 전국적으로 평균 5일이었다. 비위험지역 민간인(8→4일), 제대군인(9→7일), 현역군인(5→4일) 등에서는 진단소요일이 전년보다 짧아졌지만 위험지역 민간인(4→5일)에서는 오히려 늘어났다.



질병청은 "말라리아 감염 초기 증상이 코로나19와 유사하고 최근에는 임상 양상이 경미한 경향을 보여 위험지역에서는 코로나19 관리와 함께 강화된 말라리아 환자 관리 정책이 필요하다"며 "2021년에는 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 말라리아 환자를 조기에 발견하고 매개모기 전파를 차단함으로써 말라리아 발생율을 낮춰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질병청은 25일 세계말라리아의 날을 맞아 인천, 경기·강원 북부 등 말라리아 다발생지역 거주·방문객을 대상으로 감염 주의를 당부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말라리아 다발생 지역에 거주하거나 해당지역을 방문하는 경우 말라리아 감염 예방수칙을 준수하고 모기에 물린 후 말라리아 의심증상 발생 시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야외활동 시 모기에 물리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야간 외출 자제, 야간외출 시 긴 옷 착용, 야외취침 시 모기장 사용 등 예방 수칙을 준수하고 해외 위험지역 방문 전에는 의사와 상담해 적절한 예방약을 복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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