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잘 모르는 온도 이야기(1)
의외로 잘 모르는 온도 이야기(1)
  • 한강식 속리산중학교 교사
  • 승인 2021.04.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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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한강식 속리산중학교 교사
한강식 속리산중학교 교사

 

과학 수업을 하다 보면 온도만큼이나 자주 언급되는 과학 개념이 없다. 온도는 일상생활에서도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용어지만, 사실 수백 년에 걸친 과학자들의 연구와 논쟁의 결과가 담겨 있다는 사실은 보통 잘 모르고 있다.



# 최초의 온도계를 발명한 사람은 갈릴레오 갈릴레이다.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돌고 있다는 지동설로 유명한 갈릴레이지만, 그가 최초로 온도계를 발명한 사람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는 1593년에 온도 변화를 측정할 수 있는 수중 온도계를 발명하였다.

갈릴레이는 물이 담긴 유리관 안에 여러 개의 유리구를 넣었는데, 이 유리구들은 물과 밀도의 크기가 비슷하지만 유리구마다 약간씩 차이가 나도록 서로 다른 종류의 액체를 담아 두었다. 따라서 물보다 밀도가 큰 유리구들은 가라앉아 있고, 물보다 밀도가 작은 유리구들은 물 위에 떠 있다.

만일 주위 공기의 온도가 올라가면 어떻게 될까? 공기와 접촉한 유리관 안의 물의 온도 역시 상승하므로 물의 밀도가 미세하게 감소한다. 따라서 원래는 물보다 밀도가 작아 물 위에 떠 있던 유리구가 이 변화로 인해 물보다 밀도가 커질 수 있다.

결국 이 유리구는 바닥으로 가라앉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이 유리구의 뜨고 가라앉음을 관찰하면 물의 온도가 어느 수준인지 상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 온도의 기준으로 `손으로 잡을 수 있는 뜨거운 물'이 고려되기도 했다.

일상생활에서 주로 사용하는 섭씨온도는 어떻게 정해졌을까? 스웨덴의 과학자 셀시우스는 1기압에서 물의 어는점을 0℃로, 끓는점을 100℃로 정한 다음, 그 사이의 값을 100등분 한 것을 1℃로 정하였다. 이때 어는점이나 끓는점과 같이 온도 표현을 하기 위해 설정한 기준을 고정점(Fixed Point)이라고 한다.

1600년대의 과학자들이 온도 표현을 위해 제안한 고정점들을 살펴보면, 올바른 온도 표현을 위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였는지 이해할 수 있다. 몇 가지 재밌는 예를 살펴보면, 가장 추운 겨울의 온도와 가장 더운 여름의 온도를 고정점으로 제안한 경우도 있었고, 버터가 녹는 온도를 고정점으로 제시하기도 하였다. 중력으로 유명한 아이작 뉴턴은 피의 열을 고정점으로 제시하였다. 심지어 손을 넣어서 견딜 수 있는 가장 뜨거운 물의 온도를 고정점으로 제안한 과학자도 있었다.

이와같이 여러 방법이 제안되었지만 가장 정밀한 측정을 보여줬던 셀시우스의 방법이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다. 다만 처음에는 끓는점을 0℃, 어는점을 100℃로 하여 지금과는 완전히 거꾸로 된 온도 방식이었다고 한다.



# 어이, 섭씨! 화씨가 그러는데…

`섭씨'가 마치 김씨, 이씨처럼 사람의 성씨에서 온 것을 모르는 경우도 많다. 섭씨는 스웨덴의 물리학자인 안데르스 셀시우스를 말한다. 셀시우스라는 이름이 중국에서 `섭이수사'라고 쓰여졌는데, 그 영향으로 섭씨온도라고 불려지게 되었다. 참고로 영어에서도 셀시우스 이름을 따서 `셀시우스 온도(Celsius Temperature)'라고 부른다.

미국에서 주로 쓰이는 화씨온도 역시 같은 맥락으로 붙여진 이름이다. 화씨 온도를 제안한 과학자는 독일의 파렌하이트인데, 중국에서는 `화륜해특'이라고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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