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만원시대 오나 지역 유통·외식업계 긴장
최저임금 1만원시대 오나 지역 유통·외식업계 긴장
  • 엄경철 기자
  • 승인 2021.04.12 1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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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마지막 임금협상 논의 20일부터 시작
“1만원 공약 이행해야” vs “저지 국민청원 올리자”
코로나 장기화 이중고 … 주휴수당 폐지 목소리 고조
소상공인들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소상공인 손실보상 소급적용을 요구하며 바닥에 누워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소상공인들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소상공인 손실보상 소급적용을 요구하며 바닥에 누워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코로나19로 타격을 입고 있는 지역 유통과 외식업계가 최저임금 협상시점이 다가오면서 긴장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영업타격을 입고 있는 상황에서 최저임금까지 인상될 경우 이중고를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12일 정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오는 20일부터 최저임금 협상이 시작된다.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최저임금 협상이다. 문 대통령이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내건 만큼 `시급 1만원 공약을 이행해달라'는 근로자 측 요구가 거세다. 반면 사용자 측은 코로나19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이 어려움을 겪고 있기에 동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임금 지급 능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최저임금을 올리면 고용은 더 축소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올해 최저임금은 8720원이다. 전년 대비 인상률은 1.5%로 1988년 우리나라에 최저임금이 도입된 후 가장 낮았다. 지난해 최저임금도 8590원으로 전년 대비 인상률은 2.9%에 그쳤다. 현 정부 출범 후 2018년 7530원(인상률 16.4%), 2019년 8350원(인상률 10.9%)으로 최저임금이 매년 두자릿수 인상률을 기록한 것과 상반됐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시급 1만원 저지 청원을 올리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차라리 가게 문을 닫고 알바하는 게 낫겠다”는 등 최저임금 인상 우려감을 표출했다.

`주휴수당 폐지' 목소리도 있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주휴수당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1주 1회 이상 유급휴일을 보장해야 한다. 현 정부들어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하면서 주휴수당 논란이 일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걱정이 더 커졌다.

청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코로나19로 매출이 급감하면서 인건비라도 줄여보려고 지난해 하반기 같이 일하던 일부 직원을 내보냈다”며 “최저임금이 얼마나 오를지 모르겠으나 코로나19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인건비가 또 오른다면 식당을 계속 해야 할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편의점, 커피전문점 등도 긴장하기는 마찬가지다. 코로나19로 인한 최악의 경기상황 속에 최저임금 협상 결과를 걱정하고 있다.

청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B씨는 “직원 3명 중 2명은 자르고 1명은 근로시간을 줄였다”며 “코로나19로 매출이 절반 이상으로 감소해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어렵게 내린 선택”이라며 “최저임금이 또 오르지 않길 바랄 뿐”이라고 했다.

외식업중앙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매출이 감소해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데 최저임금을 또 올리면 문 닫는 식당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주휴수당이라도 폐지해 부담을 낮춰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엄경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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