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철도 도심통과 적정한가
광역철도 도심통과 적정한가
  • 반영운 충북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 승인 2021.04.11 20: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고
반영운 충북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반영운 충북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최근 충청북도가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오송역을 거쳐 청주시 도심을 지하로 통과한 후 청주공항을 연계하는 노선을 반영하도록 국토부에 건의했다. 이 제안이 반영된다면 오송역과 청주공항은 각각 국가 교통의 중심이자 중부권 거점공항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어 매우 환영할만한 일이다. 그러나 제안된 노선보다는 기존 외곽 노선을 활용하는 대안노선이 보다 지속가능한 대안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통행 시간이 더 짧다. 광역철도망은 통행시간이 짧아야 한다. 즉, 제안된 노선은 청주시 도심을 거치게 되어 통행시간이 적어도 30분 이상 더 소요된다. 따라서 도심을 거치지 않고 오송역에서부터 기존노선을 활용하여 청주테크노폴리스에 신설되는 북청주역을 거쳐 청주공항을 연결하는 대안노선이 더 바람직하다. 다만 청주 도심 통과의 근거인 인근 주요 도시로의 교통접근성 향상은 광역철도에 연계할 수 있는 노면전차(트램)나 간선급행버스(BRT) 등을 도입하면 부족한 문제도 해결되어 오히려 더 좋아진다.

둘째, 건설비가 더 싸다. 제안 노선은 대안 노선보다 약 10km 더 길게 지하철로 운행한다. 따라서 대안 노선의 건설비가 제안 노선보다 약 6분의 1정도이다(지하철: 약 1조 2천억 원, 트램: 약 2,000억 원). 특히, 이 건설비 중 지하철은 약 1,300억 원, 트램은 약 800억 원을 청주시가 분담해야 한다.

셋째, 운영 및 유지관리비가 더 싸다. 대안 노선의 운영 및 유지관리비는 제안 노선의 약 3분의 1이다(지하철: 연간 평균 약 360억 원, 트램: 연간 평균 120억 원). 만일 지하철 건설 분담비용과 운영 및 유지관리비를 노면전차나 버스의 운영 및 유지관리에 사용한다면 청주시 대중교통을 무료로 운영할 수도 있다. 어느 대안이 시민들에게 더 편하고 안전하고 경제적인가?

넷째, 지속가능한 도시 청주의 교통체계로 더 적합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지속가능한 도시인 브라질의 꾸리찌바나 독일의 프라이부르크는 지하철 대신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녹색교통'인 트램, 버스, 자전거를 주요교통 수단으로 한 교통체계를 채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울산광역시가 지하철을 포기하고 트램을 주요 교통수단으로 채택하여 운영할 예정이다. 따라서 대안노선을 선택하게 되면 청주시도 트램이 94%의 버스가 집중되는 상당로와 사직로를 운행하게 되어 많은 버스가 대중교통 사각 지역으로 배치됨으로써 더 많은 시민이 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자가용 이용이 대폭 줄고 도로에는 자전거 도로가 생겨나서 자전거의 교통수단 분담률도 획기적으로 상승하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트램은 장애인, 노약자, 어린이에게 가장 안전한 교통수단이다.

1960년대 말에 청주 도심에 있던 기차역이 1980년에 현재의 청주역으로 이전한 이후로 도심에는 아직까지 철도가 통과하고 있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경제, 사회, 환경적인 측면에서 최상의 교통수단이라고 할 수 없는 지하철이 청주시의 도심을 통과하게 하는 것은 지속가능한 청주시 조성을 위한 최선의 대안이라고 할 수 없다. 오히려 대안 노선을 선택하여 궤도 교통의 일종인 트램을 주 교통축에 도입하되 버스를 보조 연계 교통수단으로 활용하여 촘촘하게 광역철도망에 연계시키고 자전거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되면 청주시 주요 교통 인프라인 오송역과 청주공항의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청주시민의 광역 교통수요 및 시내 교통수요를 충족시킴으로써 지속가능한 청주시를 조성할 수 있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