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하나 뚝 봄에 물과 만난 곳
길 하나 뚝 봄에 물과 만난 곳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1.04.01 2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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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 그곳에 가다-충북의 미래유산을 찾아
대청호 나루터
큰 산 - 물 맞닿은 한폭의 그림
소리없이 흐르는 시간의 풍경

 

큰 산이 더 큰 물을 만나 아름다운 경치를 연출하고 있는
대청호가 고요한 시간에 둘러싸인 채 깊이를 더해줍니다.
정지된 화면처럼
늘 그곳에서 만나는 풍경은 화폭 같기도 하고,
때론 소리없이 흐르는 시간 같기도 합니다.
오랜 세월에 나름 관록이 생겨서일까요,
아니면 댐이 만들어진 지 40년이 훌쩍 넘어서일까요,
산은 산대로, 호수는 호수대로 묵직하게 눌러앉아 있습니다.
그리고 길 하나 뚝, 끊겨 물과 맞닿아 있습니다.
마치 길이 길을 잃고 벼랑과 마주하듯
섬과 뭍을 이어주던 길은 칼로 도려낸 듯 경계를 이룹니다.
온 강을 휘젓던 뱃사공의 몸짓도 세월 따라 흘러가고
적당한 수심을 위해 돌아돌아 물길을 찾아가던
나룻배의 뱃길은 이제 어림짐작으로만 헤아려 볼 뿐입니다.
수몰로 사라진 고향을 둔 이들의 아픔을 드러내듯,
옛 그날의 추억을 단단히 묶어두기라도 하려는 듯
나루터에는 밧줄 동여매던 작은 기둥들이 입체감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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