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의 고민
공자의 고민
  • 김진균 청주봉명중 교장
  • 승인 2021.03.23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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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김진균 청주봉명중 교장
김진균 청주봉명중 교장

 

공자는 춘추 전국시대 노나라 사람으로 정치가이자 사상가이자 교육자라고 할 수 있다. 공자가 살던 시대는 자식이 아비를 때려죽이던 매우 혼란스러운 사회였다. 이런 혼란스러운 사회를 살던 공자는 어떻게 하면 노나라를 질서가 있는 올바른 사회로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하였다. 고민 끝에 공자는 사회가 혼란스러워진 이유를 찾아내게 되는데 그가 찾은 사회 혼란의 원인은 바로 도덕성의 타락 즉 인(仁)의 타락이었다. 그래서 공자는 혼란한 사회를 바로잡기 위해 인을 회복해야 한다고 했던 것이다. 인(仁)은 어질 인자로 공자는 사람들이 어질게 되면 사회가 질서로우면서도 올바른 사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을 하였다. 그러면 어진 사람이란 도대체 어떤 사람인가하는 궁금증이 생기게 되는데 공자가 생각한 어진 사람은 충서(忠恕)를 실천하는 사람이고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於人)을 행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풀이해보면 충서를 실천하는 사람은 자신에게 엄격하고 다른 사람에게는 너그러운 사람이고, 기소불욕 물시어인을 행하는 사람은 자기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도 하지 않는 사람이다. 한마디로 어진 사람은 자신에게는 엄격하여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는 철저한 자기 비판과 반성을 하지만 다른 사람의 잘못에 대해서는 한없이 너그러운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즈음 우리 사회에 가장 유행하는 말이 내로남불이다. 이는 내가 하면 로맨스이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을 줄인 말이다.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인가 이런 내로남불이 만연한 사회가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남이 잘못한 일에 대해서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어 비판에 열을 올리지만 정작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는 눈을 감거나 아주 너그러운 태도를 보인다. 그리고 이런 행태를 보이는 곳은 정치판뿐만 아니라 우리 교육계에도 마찬가지이다.

공자가 살고 있던 시대도 작금의 우리 사회와 별반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공자가 지금 우리 사회에 살고 있다면 공자는 아마 우리 사회를 매우 혼란스러운 사회로 진단하고 고민에 빠졌을 것이다. 내로남불이 판을 치다보니 우리 사회는 옳고 그름에 대한 기준을 말하기 어렵게 되었다. 모든 것이 자기편에서 생각하면 옳은 것이고 다른 편에서 생각하면 옳지 못한 것이 되었다. 상대편에 대해서는 가혹하리만큼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자기 편에게는 한없이 너그럽다. 결국 내 편은 정의이고 선이고 옳은 반면 남의 편은 부정의이고, 악이고, 옳지 못하다고 비판을 서슴지 않는다. 결국 정의는 땅에 떨어져 부정의가 정의로 둔갑하였고 스스로를 정의롭다고 하고 있는 지경에 까지 이르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사회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공자를 다시 불러오지 않을 수 없다. 공자는 지금의 우리 사회를 보면서 어떤 처방을 할까? 아마도 공자는 우리에게 추기급인(推己及人)하고 극기복례(克己復禮)하라고 가르칠 것 같다. 추기급인은 자신에게 미루어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라는 말이고 극기복례는 자신의 사욕을 극복하고 진정한 예(禮)를 회복하라는 의미이다. 우리가 이런 공자의 충고를 받아들여 마음에 새긴다면 그래서 자신의 잘못에 대해 오히려 엄격하고 다른 사람의 잘못에 대해서는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하고 포용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땅에 떨어진 정의가 바로 서게 될 것이고, 잘못된 교육계의 인사 전횡도 바로잡아질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남의 잘못을 지적하기에 앞서 먼저 나 자신의 잘못은 없는지 되돌아보아야 한다. 즉 자기 반성이 선행되어야 한다. 갑자기 오래된 영화 친절한 금자씨의 유명한 대사인 ”너나 잘하세요.“라는 말이 생각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도 내로남불로 사회를 혼란에 빠트린 사람들에게 금자씨처럼 ”너나 잘하세요“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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