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물의 날, 일본 대지진의 악몽
세계 물의 날, 일본 대지진의 악몽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1.03.22 2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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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연지민 부국장
연지민 부국장

 

3월 22일은 세계 물의 날이다. 유엔이 1992년 세계 물을 날을 제정하면서 각국에서는 물을 비롯한 수자원과 관련된 각종 세미나와 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물의 소중함을 알리고자 이 날을 기념하고 있을 만큼 물은 인류의 삶과 생명에 직결되고 있다.

물의 날이 제정된 후 세계 인류의 30% 이상이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유엔의 보고서는 더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상기후로 인한 가뭄이 계속되고 도시화 탓에 물 부족 사태가 가속화 되고 있지만, 남의 나랏일로만 느껴진다. 수도만 틀만 쏟아지는 물이기에 부족을 느끼기엔 현실적 거리가 멀다. 우리나라 환경단체에서도 세계 물의 날을 맞아 강의 자연성을 회복해야 조화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다며 해결 과제로 제시했지만, 이상기후로 인한 지구촌 변화에 대응하기엔 부족해 보인다.

이처럼 물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의미의 `세계 물의 날'을 앞두고 일본에서는 강진이 잇따라 발생했다. 지난 2월에 발생한 지진이 3월 강진으로 이어지면서 대지진의 징조 설이 대두하는 등 일본이 심상치 않다. 평소 지진에 대비해 모든 건축설계와 안전시설에 만전을 기한 일본이지만 지진에 따른 불안은 커지고 있다. 특히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10년 만에 다시 시작된 지진은 크고 작은 여진 발생으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규모 7.2의 지진이 발생하자 이 일대를 중심으로 쓰나미 주의보를 발령하는 등 여진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지진으로 대규모 인명피해와 재산손해를 입었던 이곳은 무엇보다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악몽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이 지역에 여진 발생이 예고되면서 제2의 후쿠시마 원전사고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첨단 기술로도 원전사고의 후유증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방치할 수밖에 없는 일본의 현실은 인류의 재앙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사회에 치명적인 상처가 된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또 다른 논란을 가져왔다. 바로 바닷물을 오염시키는 행위로 이어질 위기에 놓인 것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20만톤 분량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 추진을 내부적으로 검토해 실행 계획까지 수립했다. 120만톤의 분량으로는 바다를 오염시키는 요인이 되지 않는다는 논리를 앞세웠다. 그러나 이런 계획은 주변국은 물론 일본 자국 내에서도 반대에 부딪혔다. 국내 여론도 해양생태계와 인류안전 위협하는 야만적 테러라며 반대하고 나서는 등 강경한 태도다.

다행스럽게도 이런 계획이 사전에 알려지면서 일본 정부를 압박해 잠정 보류로 선회하는 선으로 마무리 지었지만, 오염수 처리가 다급한 일본이 언제 바다로 흘려보낼지 모를 일이다. 실제 일각에선 일본의 후쿠시마 제1 원전 오염수 방류의 보류 결정이 방류 계획을 철회한 것이 아니라 시간벌기라는 분석이다.

국내외 여론에 밀려 잠정 보류한 상황이지만 일본 사회의 변수에 따라 언제든 방류 가능성이 크다. 원전 오염수의 방류는 바다의 오염이며, 결국 태평양을 끼고 있는 모든 나라의 물을 오염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 뻔하다. 더구나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에 따른 안전성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환경단체인 그린피스는 최근 관련 보고서를 통해 `원전 오염수가 인간 DNA를 손상시킬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내놓았다.

자연재해인 물 부족에 인위적 재앙을 가져올지도 모를 물 오염까지, 물 문제가 현대 인류를 위협하고 있음을 깊이 인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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