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가치와 문의(文義)
물의 가치와 문의(文義)
  • 전항배 충북물포럼 상임대표(충북대 교수)
  • 승인 2021.03.21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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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전항배 충북물포럼 상임대표(충북대 교수)
전항배 충북물포럼 상임대표(충북대 교수)

 

많은 사람은 물이 생명의 근원이라 말하며, 인류생존 및 생태계 보전을 위하여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자원이라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물은 공기와 같이 우리 주변에 너무 흔하고 쉽게 얻을 수 있었기 때문에 돈을 무분별하게 낭비하는 것을 비유하여 `돈을 물 쓰듯 한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물은 생명의 잉태, 성장, 유지에도 필요하지만, 산업활동에도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자원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연중강수량이 하절기에 3분의 2가 집중되고 갈수기에는 하천이 건천화될 정도로 가물어 예로부터 매년 주기적으로 홍수와 가뭄의 피해를 겪어 왔다. 주요 하천마다 건설된 댐은 안정적으로 필요한 수자원을 확보하고 공급해 주기 위하여 건설된 것이며, 우리나라 산업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댐이 건설되면서 댐 하류 지역 사람들은 여러 가지 혜택을 얻고, 댐 상류 지역 주민들은 갖가지 규제를 받아 왔으며, 재산권 행사조차 맘대로 할 수 없게 되었다. 물이용부담금이라는 재원을 마련하여 상류 지역 주민들을 지원하고는 있지만, 지속해서 상승하는 댐 하류 지역 부동산 가치와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느낌이다. 댐을 옆에 두고 산다는 이유로 재산권을 침해하고, 정당한 경제활동에 제약을 가해온 현행의 여러 제도는 전면적으로 재검토할 때가 되었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는 헌법(제23조)이 정하는 바에 따라 재산권을 보장받을 수 있고, 공공 필요에 의해 재산권을 제한받을 때 그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을 권리가 있다.

문의는 고려 시대(고종 46년)부터 문의현으로 승격된 충북의 대표적인 역사적 도시이다. 1983년 대청댐이 건설되면서 50%의 주민이 각지로 이주하였고, 수몰되는 문화재들을 지금의 문의문화재단지로 이전시켜 관리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할슈타트는 세계 최고의 호반도시로 유명한 관광지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자연적 역사적 가치가 있는 명품 호반도시이다.

그러나 문의는 대청호 수질보전이라는 공공의 필요를 위해 온갖 규제에 묶여 있는 낙후된 지역일 뿐이다. 대청댐과 영예롭지는 않지만 근대화의 상징인 청남대라는 대통령 별장이 인근에 있고, 오염되지 않은 청정지역으로 둘러싸인 천혜의 지역임은 분명하다. 주변에 150만 인구가 살고 있는 대전시와 대한민국 행정수도인 세종시가 20분 거리에 있는 충청지역에서 가장 가치 있는 지역으로 손색이 없다.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전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유해조수는 자연의 일부이나 구제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는 세상을 바라보는 중심이 사람이기 때문이다.

문의는 자연적 조건이나 인문적 여건을 두루 갖춘 국내 어느 지역과 비교 불가한 가치를 지닌 보배의 땅이다. 우리는 이 땅을 감추고 보전하며 아끼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 도시생활에 피폐해진 심신을 회복시키고, 소진된 에너지를 충전시켜 줄 수 있는 세계적인 휴양 호반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국민 모두가 물을 가까이하며 누릴 수 있는 행복을 더 이상 막아서는 안 된다. 이제 우리는 충분히 그러한 호사를 누릴 때가 되었고, 문의는 우리의 수준 높은 눈높이를 만족시켜 줄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부상하고 있다. 호반의 명품도시 문의를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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