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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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현기 여가문화연구소장·박사
  • 승인 2021.03.21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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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여는 창
김현기 여가문화연구소장·박사
김현기 여가문화연구소장·박사

 

지난 금요일 나주를 다녀왔습니다. 행안부의 `실패박람회 민간기획단'에 위원으로 위촉되어 컨설팅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코로나 이후 이렇게 멀리 다녀온 것도 처음입니다. 집부터의 거리는 252km, 3시간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왕복 500km 되는 거리를 6시간 이상 운전한 것입니다.

저는 늦잠 때문에 가끔 졸음운전을 합니다. 멀리 갈 때는 참 힘듭니다. 눈꺼풀과의 전쟁은 늘 패배입니다. 어디든 차를 세우고 10분이라도 눈을 붙여야만 해결됩니다. 이런 까닭에 멀리 가게 되면 단단히 준비합니다. 일찍 잠자리에 들고, 과자도 준비합니다. 이유는 잘 모르지만, 과자를 먹는 동안은 졸리지 않습니다.

이번 나주에 갈 때도 여러 종류의 과자를 준비했습니다. 커피는 당연히 필수입니다. 덕분에 졸지않고 안전하게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졸리지도 않은데 계속 과자에 손이 가는 것입니다. 이러다 보니 준비한 과자를 그만 다 먹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과자의 달콤한 유혹은 정말 견디기 힘듭니다.

1960년에 스탠퍼드대학 연구진은 과자를 주제로 한 `마시멜로 실험'을 하였습니다. 3~5세 아동들에게 달콤한 과자인 마시멜로를 하나씩 나누어 주고 선생님이 올 때까지 먹지 않고 기다리면 과자 하나를 더 주는 실험입니다. 먹지 않고 기다린 아이들과 먹어버린 아이들을 구분하여 30년간 추적 조사를 하였습니다. 결론은 참고 기다린 아이들이 더 성공하였다는 것입니다. 이 연구로 욕구를 잘 참는 아이가 사회적으로 성공한다는 관념이 생겨났습니다.

그러나 최근 이 실험을 개선한 연구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왔습니다. 뉴욕대학 연구진은 관찰 아동수를 90명에서 900명으로 늘렸습니다. 결론은 `사회경제적 배경'이 아동의 만족을 지연하는 능력을 키우고 미래 성공을 예측한다는 것입니다. 즉 사회경제적 배경이 좋은 아동들의 인내심이 높았으며 현재의 만족을 더 많이 지연시켰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미래를 위해 현재의 만족을 지연시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미래를 믿을 수 없어 앞날의 보상보다는 지금의 만족을 추구하는 것이 더 이득이라는 것을 학습한 것입니다. 악순환이 반복된 것입니다.

우리 청년 세대에게도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청년들이 미래를 위한 저축보다도 지금의 소비에 더 열중하고 있습니다. 집보다도 차를 먼저 사고, 맛있는 것을 먼저 먹고, 놀이와 게임의 기쁨에 더 많이 심취합니다. 다르게 보면 이들은 미래를 기대하지도 신뢰하지도 않는다는 것입니다. 불행의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것입니다. 청년세대를 위한 사회적 투자와 관심을 더 높여야 합니다. 청년의 미래 안정성이 높아질수록 욕구 지연 능력이 향상되고 이는 청년세대의 더 많은 성취로 이어질 것입니다. 안정과 성공, 행복의 선순환 사이클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지금의 달콤한 유혹에서 벗어나 더 좋은 삶을 추구하는 청년문화를 만드는 것을 사회가 적극 지원 해야 합니다. 청년들의 미래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높이는 우리의 노력이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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