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4
날개 4
  • 반영호 시인
  • 승인 2021.03.18 20: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時論
반영호 시인
반영호 시인

 

줄을 당겨 화살을 날려 보낸다는 면에서 같은 활이긴 하지만 국궁과 양궁은 확연히 다르다. 국궁은 작고 가볍지만 사거리가 양궁에 비해 3분의 1은 더 날아간다. 쏘는 방식도 전혀 다르고 규칙도 다르다. 양궁을 쏘아 왔는데 국궁이라고 별거냐 싶었으나 그게 아니다.

전통 활인 각궁(角弓)이나 개량궁인 국궁은 활 자체에 어떤 장치도 없는 소위 자연적 상태의 활이다. 각궁은 물소 뿔, 소 힘줄, 대나무, 뽕나무 등 7가지 재료를 사용해서 만든 복합궁(複合弓)이다. 개량궁인 국궁은 단풍나무 등 나무와 유리섬유 또는 탄소섬유 등 합성섬유를 사용해 만들었다. 국궁은 크기가 작은 단궁(短弓)과 굴곡이 있는 만곡궁(彎曲弓)으로 나뉘며 복원력(復原力)이 매우 뛰어난 강궁(强弓)이다.

이에 반해 양궁은 카본이나 폼, 그라스화이버라고 하는 유리섬유 등을 합성한 합성소재를 이용하여 만든다. 첨단 소재의 발굴과 함께 계속하여 재료의 발전도 있지만 단일장궁(單一長弓)이며 직궁(直弓)이기 때문에 국궁에 비해 복원력이 훨씬 떨어진다.

또한 양궁은 명중률을 높이기 위해 활에 조준기를 비롯하여 화살을 쏠 때 활의 진동을 최소화하기 위한 안정장치, 회전비행보정기 등 여러 가지의 인위적(人爲的)인 장치들이 부착돼 자연적인 상태의 국궁에 비해 무게도 무겁고 매우 큰 편이다.

국궁은 사법에서도 과녁을 향해 선 자세에서 발 디딤이 비정비팔(非丁非八)의 자세이고 활시위는 엄지손가락에 걸어 당긴다. 당길 때도 귀밑을 지나 활시위를 잡은 깍지 손이 어깨에 닿을 정도로 최대한 당겨 만작(滿酌)에 이르러야 한다. 반면에 양궁은 과녁을 향해 옆으로 서며 활시위는 검지와 중지, 약지로 당기고 얼굴의 턱까지만 당긴다. 활도 국궁은 안으로 15°정도 기울인 상태이고 화살은 활 시위의 바깥쪽으로 줌손의 엄지손가락 위에 위치한다. 양궁은 활을 똑바로 세우며 화살을 국궁과 반대로 안쪽에 위치시킨다.

사거리 또한 국궁은 대한궁도협회의 경우 145m 사거리의 한 종류만을 허용하고 대한국궁문화협회에선 30m~145m의 5가지 사거리를 허용한다. 반면 양궁은 30m부터 최대 90m까지 다양한데 현재 올림픽대회나 각종 국제대회에서는 70m의 단일 사거리 경기만 진행하고 있다.

과녁 및 점수제도 다르다. 국궁은 대한궁도협회 경우 가로 6자6치(2m) 세로 8자8치(2m66.7cm)의 크기 나무 과녁 어느 곳이라도 맞으면 관중(貫中)이라고 하며 같은 점수를 부여한다. 대한국궁문화협회에서는 3종류의 정곡관(正鵠貫) 과녁에 가운데 황색의 3점부터 2점,1점의 점수를 적용한다. 반면 양궁은 사거리 30m, 40m, 50m에서는 지름 80cm, 그 이상에서는 지름 122cm의 원형 타겟을 사용한다. 중앙에서 바깥쪽으로 10점~5점으로 점수를 부여한다. 현재 올림픽대회에서 양궁은 70m의 사거리에 지름 122cm의 원형 타겟(target)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국궁은 한 번에 1순(巡) 5발(矢)을 가지고 사대에 오르며 1순 5발을 모두 과녁에 관중을 하면 몰기(沒技)라 하한다. 양궁은 1엔드(end) 3발 또는 6발을 가지고 사대에 올라 1엔드 3발을 모두 10점에 적중하면 퍼펙트(perfect)엔드라 한다. 그 밖에도 국궁은 발사(發射)시간의 제한을 두고 않으나 양궁은 발사시간의 제한을 두고 있다. 우리농장 밭은 끝에서 끝까지가 100m거리이니 국궁을 쏘기에는 대한궁도협회가 정한 145m에 턱없이 짧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