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다시 돌아갈래” 외침 들리나요
“나, 다시 돌아갈래” 외침 들리나요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1.03.11 2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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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 그곳에 가다-충북의 미래유산을 찾아
제천 애련리 기찻길
영화 `박하사탕' 촬영지 유명세
과거·미래 시간 교차 상징으로

 

먼 과거와 먼 미래가 교차하는 기찻길이 있습니다.
산골 오지마을이 도시와 연결되는 세상의 통로로
영화 박하사탕의 배경이 된 충북선 기찻길입니다.
산을 뚫고 길을 낸 철교는 오랜 고요를 품었다가
산문에서 두 개로 갈라지며 부드럽게 휘돌아갑니다.
선택의 갈림길에서 잠시 머뭇, 서 있는 길들이
오지 않는 기차를 기다리며 그렇게 달리고 있습니다.
기찻길 아래로 내려서면 또 다른 풍경이 들어옵니다.
운서천이 떠받치고 있는 단단한 시멘트 기둥,
햇살 가득 받은 모래사장과 물길이 고즈넉합니다.
첩첩 산을 끼고 굽이굽이 이어진 백운계곡도
사람들을 떠나보내고 잠시 쉬어가는 시간입니다.
봄기운이 부려놓은 따사로움과
갈래의 시간이 부드러운 직선으로 펼쳐진 철길,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고, 되돌릴 수 없는 거라고
그렇게 침묵으로 보여줍니다.

/연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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