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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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6.21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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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대표 브랜드는 무엇인가
남 경 훈<정치행정부장>

미국 '앤더슨 애널리틱스'라는 시장조사기관이 얼마전 발표한 미국 대학생 브랜드 인식 조사결과는 우리를 답답하게 만든다.

한국 간판기업 삼성을 일본 기업으로, LG를 미국 기업으로 알고 있다는 응답이 많았다고 한다. 현대차도 정도는 덜했지만, 일본 기업으로 생각한다는 학생이 가장 많았다.

문제는 '좋은 제품을 만들 것이라고 생각하는 나라가 어디냐'는 질문이다.

이 질문에 대해 미국 대학생들은 10명 중 8명이 일본이라고 답했다. 2위는 미국, 3위는 독일이다. 이탈리아 영국 프랑스 스웨덴 캐나다 네덜란드가 우리나라 보다 앞선다.

전자제품이나 자동차 하면 무조건 일본, 시계는 스위스제, 향수는 프랑스제가 좋다는 인식이 머릿속에 깊이 박혀 있다는 얘기다.

기업이 생산해 내는 제품 브랜드가 그 제품을 떠나 국가 이미지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대변해주는 조사결과다.

21세기는 세계의 모든 기업들이 브랜드 경영 전략에 집중하는 시대이다. 기업들이 자기의 브랜드를 세계화해 다양한 제품을 하나의 고유 브랜드로 생산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런 브랜드는 곧바로 국가 이미지나 브랜드로 직결되고 있다.

특히 발달된 요즘과 같은 산업사회에선 제품간의 우열은 사실상 오십보 백보다.

그래서 '스타킹을 팔지 말고 아름다운 다리를 팔아라'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특정 개인이나 기업, 더나아가 국가의 브랜드 이미지를 보다 좋은 쪽으로 만들기 위한 무한한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소비자는 바로 브랜드 가치를 사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브랜드의 중요성을 인식해서인지 지역에서도 다양한 제품들이 브랜드화하고 있다. 그러나 브랜드가 너무 남발돼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현재 충북에서 나오는 농축산물 브랜드는 쌀 122개를 포함해 모두 합쳐 542가지에 달하고 있다.

이 중 몇개를 제외하고는 이름도 생소한 낯선 브랜드가 태반이다.

지난 2000년대 초부터 농산물 브랜드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우후죽순처럼 만들어진 것이 원인이다.

또 농산가공품의 경우 음료수, 한과류, 장류, 주류 등 지역농협이나 영농조합법인단체에서 생산된 품목이 95개가 넘고 이외에도 김치, 고춧가루 등 온갖 식품류를 집계하면 200여가지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 지역을 대표하는 브랜드 개발이 절실한 시점이다. 그리고 브랜드를 관리하고 성장시킬 수 있는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

그나마 청원생명쌀이나 생거진천쌀, 음성다올찬쌀 등은 우수 브랜드로 몇년 동안 선정돼 인정받고 있어 다행이다.

이런 브랜드화는 제품 뿐 아니라 공공 서비스부문에서도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충북도가 민선4기 도정비전으로 내건 '잘사는 충북 행복한 도민'이 최근 한국경제신문이 주최한 '2007 대한민국 명품브랜드 대상'에서 최고 명품브랜드로 인정 받았다.

3단계의 심사를 통해 충북도를 비롯한 육군본부, 우정사업본부, 국민은행, 코오롱 패션, 한국암웨이 등 26개 부문 25개 기관·업체의 브랜드가 선정됐다.

브랜드에 대한 중요성과 가치를 인식, 충북도가 이를 신청해 대상을 받았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그러나 브랜드에 대한 인식이 단순 성과를 의식해 일시적으로 머물러서는 안 될 것이다.

지자체간의 기업유치나 행정서비스 경쟁은 도토리 키재기가 됐다. 이런 것으로는 차별화가 힘들다는 뜻이다.

이제는 충북하면 '기업을 하기가 좋다 살기가 좋다'라는 은연중에 떠오르는 브랜드와 이미지 발굴이 더 중요해졌다. 공공부문이건, 민간 기업제품이건, 충북을 대표해 롱런하는 브랜드가 탄생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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