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역사의 흔적 품은 철탑
시대·역사의 흔적 품은 철탑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1.03.04 1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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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 그곳에 가다-충북의 미래유산을 찾아
옥천 오포대(午砲臺)
주민 감시초소로 때론 시계로
옷 갈아입으며 오롯이 100년

 

옥천의 어린이공원에는
키다리아저씨같은 철탑이
있습니다.
언뜻 보면 파리의 에펠탑을
닮아 보이기도 합니다만,
시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이 구조물은 오포대입니다.
옛날에는 포를 쐈다 해서
이름이 오포대지만
시계가 흔치 않았던 시절,
정오를 알려주던
시계이기도 합니다.
기성세대들에게도 조금
낯설게 다가오지만
그러나 이 탑은
한국근대사의 여러 단면을
고스란히 품은 흔적입니다.
조선말과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군부정권으로 이어진
격변의 시대를 살아오면서
그 역시 숱하게
옷을 갈아입어야 했습니다.
일제강점기는 주민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역할로,
해방 후에는 산불예방이나
북한군 기습 대비 초소로,
3공화국 땐 통행금지를
알리거나 정오의 사이렌으로
분해 100년 역사의 비애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가장 단순하고
가장 경제적으로 지어져
시대에 충실했던 오포대,
이제 역사의 뒤로 물러나
한 시대를 상징하는 의미로
서 있습니다.

/연지민기자
annay2@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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