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상식 붕괴 더 볼 수 없어”
“정의·상식 붕괴 더 볼 수 없어”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1.03.04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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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 사의 표명
문 대통령, 사의 한시간만에 속전속결 수용
사퇴명분은 `검수완박 저항' … 기저엔 `정치'
차기 대선 후보등록일 1년여 앞두고 사퇴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총장직 사의 표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총장직 사의 표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사의 표명과 함께 법무부에 사표를 제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윤총장이 사의표명 한 시간여만에 속전속결로 사의를 수용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이러한 내용을 담은 짧은 한 줄의 브리핑문을 발표했다.

윤총장이 정치적 중립이 요구되는 검사 신분을 벗어난 만큼 향후 본격적인 정치 활동에 나설지 주목된다.

윤 총장은 이날 오후 2시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오늘 총장을 사직하려고 한다”며 “우리 사회가 오랜 세월 쌓아 올린 상식과 정의가 무너지는 것을 더이상 지켜보고 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윤 총장이 내세운 사퇴 명분은 여권이 추진 중인 검찰 수사권의 완전한 박탈, 이른바 `검수완박'에 대한 저항이다.

하지만 사퇴 기저에는 본격적으로 정치 활동에 뛰어들겠다는 결심이 깔려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사의 표명에 이르기까지 윤 총장의 행보는 떠들썩했다. 지난 2일과 3일 연이어 언론 인터뷰에 등장해 여권의 움직임을 맹비난했다. 전날 오후 대구지검 방문 때는 수많은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인 상태에서 여당이 범죄가 판치는 세상을 만들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와대나 법무부, 여당과 협의에 주력하기보다 반대 여론을 결집해 `검수완박'에 맞서려는 모습이었다. 이 같은 선택이 실제 목표 달성에 얼마나 효율적인가를 떠나, 윤 총장은 여권에 맞서는 모습을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윤 총장이 사퇴 시기를 결정하는 과정에 정치적 고려가 있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현행법상 검사는 공직선거 후보자로 나서기 위해 90일전 사퇴하면 되지만, 퇴직 검사는 1년간 선거 출마를 금지해야 한다는 법안이 최근 발의돼 국회에 계류 중이다. 공교롭게도 불과 닷새 뒤면 대선 후보등록을 1년 앞두게 된다. 법안이 곧 통과될 가능성은 작더라도, 퇴직 시기와 관련된 시비를 피할 수 있게 됐다.

그간 정치 참여 가능성을 두고 내놓은 발언들도 대권 도전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윤 총장은 지난해 1월만 해도 대검찰청을 통해 언론의 대권후보 여론조사에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하는 등 정치 참여 가능성에 거리를 두려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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