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학교 새학기 시작 했는데 보건인력 확보 `하늘의 별따기'
충북 학교 새학기 시작 했는데 보건인력 확보 `하늘의 별따기'
  • 김금란 기자
  • 승인 2021.03.03 20: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건교사 미배치 학교 205곳 … 인력 채용 16명 그쳐
간호사 자격증 소지자·4개월 단기근무 조건 `걸림돌'

신학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의 우려 속에 도내 유치원과 초·중·고 205개교가 보건인력 확보에 차질을 빚고 있다.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에서 보건교사가 배치되지 않은 곳은 국·사립과 공립 병설 유치원 106곳을 비롯해 초·중·고 99곳 등 205곳에 이르고 있다.

도 교육청은 신학기를 앞두고 18억2000여만원의 예산을 확보해 이들 205개 유치원과 학교에 배치할 보건인력을 모집하고 있다.

하지만 새 학기가 시작된 3일 기준 보건인력을 채용한 학교는 16곳에 그쳤다.

유치원을 비롯한 각급 학교가 보건인력을 충원하지 못하는 것은 간호사 자격증을 소지한 보건인력을 찾기가 쉽지 않은데다 4개월 단기근무로 규정된 채용조건 때문이다.

면지역 소재 A중학교의 경우 지난해 2학기 간호학과를 졸업한 1명을 채용했지만 근무한 지 한 달 만에 대형병원 취업으로 이직을 했다. 이 학교는 올해 간호사 자격증을 소유한 인력을 찾지 못해 채용을 아예 포기했다.

A중학교 관계자는 “산촌지역 소규모 학교이다 보니 간호사 자격증을 가진 인력을 찾기도 어려울뿐더러 힘들게 채용을 해도 근무기간을 채우기가 쉽지 않다”며 “학생 수가 적어 보건인력이 처리하는 업무는 적은데 교직원들이 채용한 인력에 따른 업무가 늘어 올해는 채용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보건인력이 근무하는 4개월 단기 기간도 채용에 걸림돌이다.

도내 B사립유치원은 간호사 자격증을 소지한 교련교사 퇴직교원을 보건인력으로 영입해 입학식이 열린 3일부터 근무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입학식 전날인 2일 근무를 포기하겠다고 통보해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B사립유치원 원장은 “근무키로 했던 보건인력은 병원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근무 기간이 1년도 아니고 겨우 4개월에 불과해 근무하지 않겠다고 통보해 왔다”며 “지역 간호사협회에도 도움을 요청하고 대학 간호학과에도 협조를 구했지만 보건인력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충북간호사회와 간호학과가 설치된 도내 13개 대학에도 협조를 구할 예정이지만 이 또한 여의치 않다.

충북간호사회 관계자는 “간호사 자격증 소지자들의 취업처가 없는 것도 아닌데 4개월 단기 근무를 하겠다는 지원자가 많지 않을 것”이라며 “땜질식으로 보건 인력을 구하기보다 차라리 보건교사 채용을 늘리는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충북도교육청 관계자는 “3일 기준으로 보건인력을 채용했다는 보고가 들어온 곳은 아직 없다”며 “지난해 2학기에 보건교사 미배치 학교에 89명의 보건인력을 배치했기 때문에 이달 중순쯤에는 지원자가 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금란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