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종교계에 대한 바람
코로나19와 종교계에 대한 바람
  • 김영석 충북도 종무팀 주무관
  • 승인 2021.03.02 20: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열린광장
김영석 충북도 종무팀 주무관
김영석 충북도 종무팀 주무관

 

전 세계가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지난달부터는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며 코로나 극복 희망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 신천지교회에서 시작된 코로나19 대유행은 사랑제일교회, 상주열방센터, 승리재단에 이르기까지 종교시설 대규모 감염사례가 발생하면서 코로나19의 고비 고비마다 가슴을 철렁이게 했다. 그간 종교시설 감염자는 1만1005명으로 전체의 33%를 차지하며 한편에선 종교가 사회를 걱정하는 게 아니라 사회가 종교를 걱정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얘기도 나왔다.

극히 일부에서는 정부의 방역조치가 신앙의 자유를 침해하는 종교탄압이라며 마찰을 빚는 일도 있었다. 정부의 시책에 따라 성실히 방역조치를 이행했음에도 대면활동 제한 등의 조치가 모든 시설에 일률적으로 적용된 부분에 억울함을 호소할 수도 있겠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종교인들은 정부의 정책에 적극 참여해 주고 있다. 충북의 경우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인원제한, 비대면 종교활동 등을 누구보다 성실히 준수해 주었고 이에 따라 우리 도는 종교시설로 인한 코로나19 확진자수가 타 시도에 비해 현저하게 낮았다.

충북도에서는 지난해부터 도내 3000여개소 종교시설에 대한 방역강화는 물론 도와 시군의 현장점검이 1년 넘게 계속되고 있다. 지금까지 1만2000여명의 공무원들이 4만7862회에 걸쳐 매주 이뤄지다 보니 주말을 잊은지 오래다.

역사 속에서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국난이 덮칠 때마다 종교계가 분연히 떨치고 일어났고 이를 계기로 온 국민이 하나가 되어 어려움을 극복해 왔다. 고려의 팔만대장경이 그랬고, 3·1 독립운동도 그러했다. 티벳의 정신적 지도자 딜라이라마는 코로나19가 하루속히 사라지도록 불자들이 마음을 하나로 모아 진언을 독송하자고 제안했고 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다. 이렇듯 세계 곳곳에서 종교계가 중심이 되어 국난극복의 희망을 북돋우고 있다.

코로나19가 가져 온 변화는 종교계도 예외는 아니다. 얼마전 서울의 한 성당 신부님들의 요즘 가장 핫 하다는 이날치밴드의 `범 내려온다'를 패러디한 유튜브 동영상은 1개월 만에 40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어떤 스님은 요리를 통한 온라인 `쿡방'으로, 또 다른 분은 온라인 `즉문즉설'을 통해 큰 가르침을 전하며 대중들과 소통에 나서고 있다.

방법은 다르지만 코로나19와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제한 속에서 `언텍트(비대면)'로 새로운 길을 모색하며 대중과 소통하는 모습들이 참신하게 다가온다.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말이 있다. 사실 이 문구는 성경에 있는 구절로서 옛 것에 익숙해지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기 어렵고 그렇기에 새로운 것은 새로운 그릇 범주에 담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처럼 정부의 코로나19정책을 `새 술'로, 코로나 시대의 변화된 삶의 가치와 양식을 `새 부대'라 생각하고 변화에 맞춰 수행해 나가려는 모습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코로나시대가 가면 분명 새로운 시대가 찾아올 것이다. 이제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과거에 대한 향수가 아닌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을 수 있는 용기다.

더 이상 사회가 종교를 걱정하는 일이 없도록, 신실한 믿음 속에 온 국민이 건강한 모습으로 코로나 19를 극복하고 새로운 생활로 행복을 찾아 나갈 수 있도록, 종교의 힘으로 우리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북돋아 주길 소망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