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벌 차별' 조장하는 지자체 장학재단
`학벌 차별' 조장하는 지자체 장학재단
  • 김금란 기자
  • 승인 2021.02.24 19: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권위 “명문대 장학금 평등권 침해” 개선 권고 불구
증평군민장학회·괴산군민장학회 등 충청권 3곳 유지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가 군 단위 지자체 장학재단이 특정대학 진학자에게 지급하는 장학금이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라며 지난해 2월 개선을 권고했다.

하지만 8곳은 여전히 특정대학 진학자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대학 진학 장학금을 유지하는 지자체 가운데 충청권에서는 증평군민장학회, 괴산군민장학회, 청양사랑인재육성장학회 등 3곳이 포함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강득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최근 전국 30개 각 지자체 장학재단으로부터 제출(2020년 11월 29일 이후) 받은 `학교(학벌)에 따른 장학금 지급 제도 개선 요청 공문' 자료에 따르면 이미 폐지했거나 특정대학 진학 장학금 폐지(2021~2025년)가 확정된 재단은 13곳이다. 또한 연구 용역과 전문가 의견 수렴을 통해 폐지를 검토하겠다는 재단은 9곳이다.

충청권에서는 보은군민장학회(충북)가 이 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 음성장학회(충북)와 서천사랑장학회(충남)는 장학금 폐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증평군민장학회, 괴산군민장학회(충북), 청양사랑인재육성장학회(충남) 등 모두 8곳은 특정대학 진학 장학금을 유지키로 했다.

(재)증평군민장학회는 증평지역 고교(인문·특성화고) 졸업자 중 서울대 진학자는 연간 1000만원, 우수 6개 대학은 500만원, 상위 10개 대학은 연간 3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증평군 관계자는 “우수 대학 진학 장학금 지급 제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추후 개선하겠다고 강득구 의원 사무실에 답변했다”며 “올해는 우수대학 진학 장학금을 예년과 같이 지급하되 인성 장학금을 확대했고, 2022년부터 우수대학 진학 장학금을 축소해 나갈 방침이다”고 밝혔다.

(재)괴산군민장학회는 지역 고교 졸업생 중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포항공대, 카이스트 진학자는 연 600만원씩 4년, 서강대 등 특정대학은 연 600만원씩 2년간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괴산군 관계자는 “군민 의견을 수렴한 후 개선을 검토할 것”이라며 “올해는 농축산 계열 대학 진학 장학금을 신설하는 등 앞으로는 장학금 지급 대상을 다변화하고 특정대학 진학 장학금은 축소·개선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강득구 의원은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단체와 국회가 군 단위 지자체 장학재단의 명문대 진학 장학금 폐지 요청을 위해 노력한 결과 현재 8곳이 학벌 위주의 장학금을 유지하고 있다”며 “8곳도 해당 제도를 조속히 폐지해 학벌에 따른 차별 없이 장학재단이 공익법인으로서 사회 일반의 이익에 이바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단체는 2018년 소위 명문대, 우수대학, 우수학과 등에 편파적인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는 전국 38개의 군단위 지자체가 운영하는 장학재단을 상대로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김금란기자
silk8015@cctimes.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