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머무는 공간, 서점
책이 머무는 공간, 서점
  • 김미수 청주시립도서관장
  • 승인 2021.02.17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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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김미수 청주시립도서관장
김미수 청주시립도서관장

 

“그 마을의 변두리 한 귀퉁이에 `있으려나 서점'이 있습니다. 이곳은 `책과 관련된 책'전문점이지요. 주인아저씨에게 “혹시, ○○에 대한 책, 있나요?”하고 물으면, 대개는 “있다마다요.”라고 대답하고 찾아서 꺼내다 줍니다. 오늘도 `있으려나 서점'에는 손님들이 다양한 책을 찾으러 옵니다.”

요시타케 신스케가 쓴 `있으려나 서점'이라는 그림책 내용이다. 동네마다 이런 서점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나라에 언제부터 서점이 생겼는지 확실치는 않지만, 최초의 현대적 서점을 꼽는다면 회동서관을 들 수 있다. 1897년에 문을 열고 1950년대 중반까지 문구사와 출판사를 겸했다. 그 유명한 한용운의 `님의 침묵'과 이광수의 `무정', 지석영의 `자전석요'등을 출판하기도 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으로는 1934년에 오픈한 `통문관'인데, 문화재급 서적의 발굴과 유통하고 있어 보존할 가치가 높은 서울의 미래유산으로 지정되었다.

현대의 주목할 만한 서점들을 소개해 보면 `어쩌다 산책'은 책방에서 산책하다라는 콘셉트로 소설가 로베르트 발저의 작품집 `산책자'를 모티브로 했다. 서점, 카페, 프로젝트 룸이 정원을 중심으로 연결, 계절마다 한 주제를 선정해 도서와 제철 음료,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소전서림'은 청담동 속 모던 도서관으로 소문이 나 있다. 도서관이자 문화살롱으로 2020년 초 오픈해 도서 4만여 권과 곳곳에 디자이너의 가구도 세팅해 고객들의 품격 있는 독서를 돕고 있다.

`비화림'은 책으로 가득한 비밀의 숲이라는 콘셉트로 장혜현 작가의 작업 공간이자, 장 작가가 직접 고른 책으로 채운 독립 서점이다.

`한 권의 서점'은 오로지 한 권만을 개념으로 한 달에 한 단어를 선정하고 이와 어울리는 단 한 권의 책만을 추천하는 독특한 책방이다. 책의 주제와 맞닿은 소품까지 선보이는 서촌의 아담한 서점은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우리 지역에도 동네마다 20개 정도의 일반 서점과 독특한 독립서점들이 있다.

`꿈꾸는 책방'은 주기적으로 책을 큐레이션 해주고, 지역작가의 출판물들을 따로 전시해 놓은 서가와 주기적으로 책방 내에서 지역작가와의 만남을 선사한다.

`달꽃 책방 카페'는 독특한 독립 출판물과 책방지기가 선별한 살면서 꼭 읽어봐야 할 책 50권을 채워 놓았다. 독서치료 상담과 상시 책모임을 할 수 있는 지역의 문화살롱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독립 출판물마다 작가나 책방지기가 붙여놓은 감성 풍부한 자필 메모지가 우리네 가슴을 두드린다.

`앨리스의 별별책방'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이름을 따왔는데, 고객들이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을 독서로 완성하기를 바람에서라고 한다. 이곳도 책방과 상담을 병행하고 있으며, 책방지기의 `책은 책다워야 한다'는 지론으로 책을 선별하고 입고해 소개하고 있다.

이렇게 지금의 서점들은 좋은 장소이자 공간으로 만들어가려는 사람들의 노력과 책을 사랑하는 독자들이 모여 정보를 교류하고 소통하는 장으로 변신하고 있다.

청주시립도서관에서도 이러한 서점들의 자생 노력과 시민들의 서점 이용 극대화를 위해서 `책값 반환제'를 올 4월 중 실시할 예정이다. 전용 홈페이지에서 도서를 구매 예약 후 가까운 서점에 방문해 책을 구입해 읽고 나서 21일 이내에 구입한 서점에 다시 반납하면 도서구입비를 환불해주는 제도다. 이로써 시민들의 서점 방문을 유도하고 시민이 원하는 맞춤형 독서를 서비스한다.

“광활한 지식의 전당 안에서는 빈부의 차이도 없고, 책 읽는 시간의 제한도 없으며, 모든 사람은 평등한 존재가 된다.”는 어느 작가의 말처럼 우리 모두가 책으로 다 함께 행복해지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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