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 열화상 카메라의 변신은 무죄
포스트 코로나 시대, 열화상 카메라의 변신은 무죄
  • 김태선 충북자연과학교육원 전시체험부장
  • 승인 2021.02.17 1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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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김태선 충북자연과학교육원 전시체험부장
김태선 충북자연과학교육원 전시체험부장

 

“코로나19가 드디어 종식되었습니다.” 듣고 싶은 소리이다. 그것도 하루빨리 듣고 싶은 소리이다. 세상 사람들 모두가 코로나19로 인해서 일상생활이 위협받게 되리라는 것을 누구도 예측하지 못해서, 마스크 대란을 비롯해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미리 준비하고 대처할 수 있었으면 수많은 생명과 재산이 허무하게 사라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생각해본다. 코로나19가 종식되었을 때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는 사전 작업은 백신이 나온 지금부터 해야 하지 않을까?

과학교육 분야에서 이루어져야 할 사전 작업은 뭐가 있을까?

학생들을 보호하고자 학교에서는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리고 이제 대부분의 학교는 중앙현관에 성능 좋은 열화상 카메라가 자리 잡고 있다. 체온을 체크하고 기재하는 어려움을 대폭 줄여주는 열화상 카메라로 인해 길게 대기하는 줄도 줄어들었다. 코로나19가 종식된다면 제일 먼저 사라질 것 중 하나가 바로 저 열화상 카메라이겠지….

그런데 사실 이 열화상 카메라는 과학하는 학생들과 교사들에게는 무척 갖고 싶은 기자재 중 하나이다. 이전에는 탐구를 하고 싶어도 열화상 카메라가 없어서 인근 연구 단지에 의뢰를 하고, 먼 곳까지 방문하여 아쉬운 소리를 하면서 데이터를 얻어야만 했다. 그랬던 열화상 카메라가 이제 웬만한 학교마다 필수장비로 떡 하니 자리를 잡고 있다.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열화상 카메라로 할 수 있는 다양한 실험들을 생각해 볼 시기가 되었다. 이전에는 감히 학교 차원에서 하지 못했던 실험을 아이들과 같이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교육과정 내 과학교육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의 구성이 필요해 보인다. 학교 교육과정 내 필수 실험 과정 중에서 열화상카메라를 활용할 수 있도록 변환해보는 것도 좋겠다. 지금은 학생 안전을 위해 필요한 도구인 열화상 카메라가 사장되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19 종식 후에는 교수학습 차원에서 볼 때 실험용 기자재로 변신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과학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하드웨어가 준비되었으니 이를 운용할 학교급별 프로그램의 구성이야말로 학교를 지원하는 일이 될 것이다. 발 빠르게 교육과정에 녹여내는 교사 동아리와 연구회의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비빔밥의 재료는 각자 제맛을 내면서도 다 함께 어우러져서 비벼지면 맛있는 비빔밥이 될 수 있다. 반면에 김치는 발효와 숙성 과정을 거쳐서 원래의 맛이 사라져 버려야 완전히 새로운 맛으로 재탄생하여 맛있는 김치가 된다. 자기 속성을 잃어버리지 말아야만 제맛을 낼 수 있는 때가 있는가 하면, 자기 속성을 버리고 융합되어야 승화되는 맛을 낼 수 있는 때가 있다. 이를 적절히 파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 재료들은 융합되어 한 곳에서 머리를 맞대고 비벼지는 과정을 거친다는 점이다.

비빔밥으로 재탄생하던지 김치로 재탄생하든지 간에, 위드 코로나의 시대를 뚜벅뚜벅 걸어가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과정이 모든 곳에서 일어나고, 또 이것들이 모여 승화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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