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제대로, 값이 싼 …
천천히, 제대로, 값이 싼 …
  • 이재경 기자
  • 승인 2021.02.15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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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재경 국장(천안)
이재경 국장(천안)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인해 국민들이 양극화 피로감을 더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 조사 전문 기관인 리얼미터는 설 연휴를 앞두고 지난 7~8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양극화 심화 평가 정도를 물어봤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양극화가 코로나19 이후 더 심해졌다는 응답률이 82.7%에 달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매우 심해졌다'고 응답한 사람이 52.8%, `어느 정도 심해졌다'가 29.9%로 나타났다. 반면 심해지지 않았다는 응답한 사람들의 경우 `전혀 심해지지 않았다' 4.2%, `별로 심해지지 않았다' 10.7%로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2.5%였으며 전체 응답자 10명 중 8.3명꼴로 양극화가 심해졌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충청권 지역 응답자들이 타 지역보다 양극화가 심해졌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모든 권역에서 코로나19 이후 한국 사회의 경제적 양극화가 `심해졌다'는 응답이 많았는데 특히 `매우 심해졌다'는 적극 부정 응답은 서울(57.4%)·대전·세종·충청(57.8%)에서 많이 나왔다. 연령층 별로 보면 50대에서는 `매우 심해졌다' 60.1%, `어느 정도 심해졌다' 26.1%로 적극 부정 응답이 많았다.

전국 모든 권역에서 코로나19 이후 한국 사회의 경제적 양극화가 `심해졌다'는 응답이 많았다. `매우 심해졌다'는 적극 부정 응답은 서울(57.4%)·대전·세종·충청(57.8%)에서 높은 비율을 보였다. 연령층은 구분 없이 `심해졌다'는 응답이 많았다. 특히 50대에서는 `매우 심해졌다' 60.1%, `어느 정도 심해졌다' 26.1%로 적극 부정 응답이 많았다.

양극화 심화의 가장 큰 원인을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보는 이들이 가장 많았다. 응답자들에게 양극화 심화의 원인을 물어봤는데 `부동산 등 자산 가격 상승' 응답이 34.1%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자영업자 매출 감소` 26.1%, `일자리 감소' 25.6%, `기업의 투자 감소' 4.6%, 기타 7.1% 순으로 집계됐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2.5%였다.

서울, 수도권 지역의 집값 상승에 따른 `실망감'이 이번 양극화 설문 조사 결과에 투영된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얼마전 2·4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오는 2025년까지 수도권에 61만6000호, 5대 광역시에 22만호 등 전국에 83만6000호를 공급하겠다는 게 골자다. 당국은 정책의 성공을 위해 획기적으로 규제를 완화하고 절차는 대폭 간소화하고 이익은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론의 반응은 정부의 기대와 달리 미지근하다. 앞서 양극화 의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리얼미터가 지난 8일 2.4 부동산 대책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2월 5일 조사) `도움되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 비율이 53.1%로 `도움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41.7%)보다 많았다. `잘 모르겠다'고 답한 응답은 5.2%였다. 보완할 점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업계와 전문가는 이번 부동산 대책이 공급 방향과 규모 면에서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5년내 83만호라는 메가톤급 규모라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어느 한곳도 공급 대상 부지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이 단적인 예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제대로 지어진, 값이 싼 집을 만들어 공급하는 게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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