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달빛식당
한밤중 달빛식당
  • 김세원 음성교육도서관 사서
  • 승인 2021.02.15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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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가 말하는 행복한 책읽기
김세원 음성교육도서관 사서
김세원 음성교육도서관 사서

 

나쁜 기억을 지우면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

심오하고도 단순한 질문을 던지는 오늘 소개할 이분희 작가의 `한밤중 달빛식당'이라는 책은 아동도서이지만 어른이 읽으면 더 공감이 가고 가슴이 뭉클해지는 책이다.

최근 연일 뉴스에 아동에 대한 가족의 무관심, 이웃의 무관심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배제당한 아이들이 얼마나 슬픈 삶을 사는지 보도된다. 작가는 사회적으로 힘든 시기일 때 음식이 주는 치유의 힘은 어느 힘보다도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고 생각한다고 하며 이 책의 내용도 아주 맛있는 디저트를 파는 가게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주인공은 초등학생 남자아이, 연우는 우연히 한밤중 달빛식당에 방문하게 되고 그곳에서 속눈썹 여우와 걸걸여우를 만난다. 나쁜 기억 하나를 주면 아주 달콤하고 아름다운 딸기생크림 케이크를 먹을 수 있다는 말에 오늘 학교에서 일어난 일을 떠올린다. 연우는 반 친구가 흘린 5만원을 주워 다 떨어져 가는 실내화와 학용품을 사 버렸고 그 기억은 생크림 케이크 값으로 바꿔버린다.

기억을 전부 잃어버린 연우는 다음날 반 친구의 추궁에 학교에서 뛰쳐나가고 다시 한밤중 달빛식당에 방문한다. “왜 나쁜 기억을 없앴는데 행복해지지 않나요?”라는 물음에 속눈썹 여우와 걸걸 여우는 말한다. “선택은 손님의 몫이랍니다. 자 오늘은 어떤 것을 주문하시겠어요?”

새하얀 앞치마와 머릿수건을 단정하게 맨 한밤중 달빛식당은 달콤하고 고소한 냄새가 가득한 신비의 장소이다. 이야기는 시각, 후각, 촉각을 자극할 만큼 생생하다. 여기서 연우는 다시 한 번 초코시럽이 아주 맛있게 올라간 커스터드 푸딩에 나쁜 기억 2개를 값으로 지불하게 된다.

여기서 연우가 지불한 나쁜 기억 두 개를 통해 작가는 나쁜 기억은 잊어야만 하는 게 아니라 나쁜 기억을 직면하고 극복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나쁜 기억 속에 숨어 사라진 엄마의 간절한 “나를 기억해, 사랑해 연우야” 이 말이 다시 연우에게 되돌아오는 과정은 먹먹함을 넘어 깊은 울림을 준다. 이 기억을 되돌려받고 모든 기억이 돌아왔다고 말하는 연우에게 아빠는 말한다. “연우야 미안해…. 아빠는 아빠만 아픈 줄 알았어”

슬픈 가정사를 가진 둘의 이야기를 보며 따뜻하면서도 슬픈 그리고 아이에 대한 관심을 다시 환기시켜주는 이 책은 눈시울을 붉히게 한다.

요즘 자녀 또는 아이에 대한 관심이 더욱더 필요한 시기이다. 아이와 함께 이 책을 보며 바꾸고 싶은 나쁜 기억에 대해 이야기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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