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구의 동화속풍경
김경구의 동화속풍경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6.19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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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숲
햇살이 눈부신 화요일 아침입니다.

상덕은 하루가 어떻게 갔는지 모를 정도로 바쁘기만 했지요.

그래서 그런지 일요일이면 부족한 잠을 보충이라도 해야 하는 듯 늦은 시간까지 잠에 빠졌죠. 아내와 아이들은 이래저래 불평이 많았지요.

"여보, 오늘은 날씨도 좋은데 어디 가까운 곳이라도 가서 바람 좀 쐬고 와요, 네"

"아빤 잠꾸러기야. 치∼ 소영이 아빠는 아침마다 숲속구경 시켜주는 데. 미워∼ 미워∼."

아내와 딸의 볼멘소리를 듣다 상덕은 벌떡 일어났습니다.

왜냐하면 얼마 전 딸 아름이가 미술시간에 아빠 그림을 그렸는데, 글쎄 잠자는 모습만 그려왔다고 했거든요.

아빤 맨날 잠만 잔다고 그래서 잠꾸러기 아빠란 제목까지 도화지 위에 크게 써서 말이죠.

"여보, 오늘 우리 남산이나 갈까"

'어머. 진짜요"

"아빠 정말 소영이네처럼 남산에 가서 숲속 구경하는 거예요"

"그럼"

"앗싸! 아빠 우리 빨리 가요."

남산 등산로를 따라 반쯤 올라갔을 때 드디어 우거진 숲이 이어졌습니다.

은은한 나무 향과 새들의 노랫소리가 기분을 좋게 만들었지요.

한 옆으로 맑게 떨어지는 약수물 소리가 가슴을 시원하게 만들었고요.

아름이는 다음 미술시간 숲을 그리겠다고 생각합니다.

아름이가 그린 그림 속에는 우거진 초록 숲속을 배경으로 잠만 자는 아빠가 아닌 활짝 웃는 상덕의 얼굴이 그려져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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