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효능감과 교육
자기 효능감과 교육
  • 김진균 청주중학교 교장
  • 승인 2021.02.02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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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김진균 청주중학교 교장
김진균 청주중학교 교장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주요 능력 중 하나가 자기 주도적 학습 역량이다. 강의식 수업은 학생들을 피동적 객체로 만들어 강의 내용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도록 한다는 점에서 부정적 인식이 많다. 학생 활동 중심 수업은 학생이 주도적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교사가 보조자로서의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자기 주도적 학습 역량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판단 하에 권장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학생 활동 중심 수업과 자기 주도적 학습 역량과의 관련성도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자기 주도적 학습 역량은 학생 스스로 학습 계획을 세우고 시행하고 평가하는 일련의 과정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우리 모두는 자신의 아이들이 이런 역량을 지니길 원하고 있다. 그런데 자기 주도적 학습 역량을 길러주기 위한 주요 요인 중 하나가 자기 효능감이다. 자기 효능감은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행동과정을 조직화하고 실행할 수 있는 자기의 능력에 대한 믿음으로, 강한 자기 효능감을 지닌 사람은 대체로 자기 주도적 학습 역량도 높다. 따라서 우리는 자기 효능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자기 효능감은 성공경험, 대리적 경험, 언어적 설득 및 격려 등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이중 성공경험은 자기 효능감 형성에 가장 영향력이 크다. 이것을 감안한다면 우리는 자녀들이 가능한 한 자주 성공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 하지만 실패는 자기 효능감을 약화시킨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특히 효능감이 강하게 형성되기 전에 실패를 경험하게 되면 자기 효능감은 더욱 약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주의하지 않으면 안 된다. 따라서 우리는 아이들이 목표를 세우고 도전을 하기 전에 자신의 아이가 어떤 아이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탄력성 있는 자기 효능감을 지니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한 경험이 있어야 하는 만큼, 만약 자신의 아이가 인내력을 갖고 지속적인 노력을 잘하는 아이라면 쉽게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를 설정하도록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라면 자칫 실패 경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너무 어려운 목표 설정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사람들은 대리적 경험, 즉 모델링을 통해 자신과 비슷한 사람이 어떤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것을 관찰하게 되면 자기 효능감을 증진시키게 된다. 아이들은 일상생활에서 자주 학급의 친구나 경쟁자 또는 다른 상황에서 유사한 노력을 하고 있는 사람들과 스스로를 비교한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과 유사한 사람이 어떤 과제를 수행하는 것을 목격하게 되면 자신도 그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을 설득하게 되며 자기 효능감을 높인다. 또 대리적 경험으로서의 모델링은 아이가 직접적 실패 경험을 했을 때도 이러한 실패경험을 약화시키고 효능감을 강화해 줄뿐만 아니라 반복된 실패에 직면해서도 수행을 추구하는 노력을 유지하도록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따라서 자신의 아이가 자기 효능감이 낮다고 판단된다면 또 지금보다 더 높은 효능감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면 대리적 경험을 통한 효능감 증진도 고민해 봐야 한다.

우리는 언어적 설득 및 격려를 통한 자기 효능감 증진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사람들은 중요한 과제를 수행하거나 역경을 극복해야 할 때 주위사람들이 `넌 잘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갖고 있어'라고 설득을 하거나 격려를 하면 자기 효능감을 높이고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거나 힘든 역경도 극복하게 된다. 만약 아이가 자신의 능력에 대해 의심하고 있는 아이라면 언어적 설득과 격려는 더 필요하다. 그러니 가능한 언어적 설득과 격려를 많이 해줄 수 있도록 노력해 보자. 그런데 언어적 설득 및 격려는 자기 효능감을 계속적으로 증가시키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특히 개인적 능력에 대해 비현실적 믿음을 갖게 하는 것은 부모나 교사를 불신하게 하고 나아가서 자기의 능력에 대한 믿음을 훼손하여 실패를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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