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복단지 분산배치가 아니라 협력이 답이다
첨복단지 분산배치가 아니라 협력이 답이다
  • 석재동 기자
  • 승인 2021.01.31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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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석재동 부장(취재팀)
석재동 부장(취재팀)

 

전남도가 뜬금없이 첨단의료복합단지(첨복단지) 분산배치를 추진해 충북도를 긴장시키고 있다.

전남도는 국가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전남에 추가로 유치한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국내 유일의 백신산업특구가 화순군에 지정돼 있는 점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앞서 전남도는 지난해 말 보건복지부에 국가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를 공식 신청했다.

국내 첨복단지는 이미 충북 오송(청주)과 대구·경북 두 곳이 지정돼 있다. 정부는 지난 2009년 두 곳을 첨복단지로 지정하면서 첨단의료 분야에서 아시아 최고 역량을 갖춘 글로벌 연구개발(R&D) 허브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첨복단지 조성에는 30년간 5조6000억원이 투입된다. 82조원 규모 생산 증가와 38만명에 이르는 고용 창출이 가능한 꿈의 프로젝트다.

궁극적으로는 이곳에서 개발된 혁신 신약과 첨단의료기기를 기존 단지 등 생산시설과 의료기관을 통해 국내외 의료서비스 시장에 공급·확산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연계와 협력의 필요성이 이미 제기된 것이다.

충북은 애초 첨복단지가 오송 한 곳으로 정해질 것을 예상했으나, 뒤늦게 뛰어든 대구·경북을 포함해 두 곳이 선정된 아픔을 안고 있다. 충북은 아직도 정치 논리에 따라 두 곳으로 나뉘어졌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그마저도 오송은 바이오신약 개발 거점, 대구경북은 합성신약 개발 거점으로 나뉘어 육성하기로 역할분담이 됐다. 당시(2008년) 기준으로 합성신약시장이 84%로 바이오신약시장의 14%, 기타 2%를 압도했던 시장상황을 감안하면, 사실상 정부에서 대구·경북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그럼에도 충북은 바이오산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묵묵히 육성해왔다.

다행히 세계 의약품 시장에서 바이오의약품의 비중은 2010년 18%에서 2019년 29%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2020년 기준 30%(2870억 달러)로 추정된다.

현재 우리생활을 제약하고 있는 코로나19사태를 맞아 그 중요성은 날로 증대되고 있다.

이 기간 우리나라의 바이오산업도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2015년~2019년 국내 바이오의약품 산업의 생산액과 시장규모는 각각 6%, 8%의 연평균성장률을 기록했다. 수출액은 2015년 이후 연평균 증가율 15.7%를 기록하며 차세대 먹거리로써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 바이오의약품은 수입액이 수출액보다 많고, 기술무역수지는 적자다. 글로벌 수출시장점유율도 최근 증가 추세이기는 하나, 2019년 기준 0.67%로 매우 낮다.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 국가별 비중을 봐도 미국이 40.5%, 유럽이 13.2%, 중국이 11.8%로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 비중은 1.3%에 불과하다.

첨복단지 육성계획도 30년 중 겨우 12년이 지났을 뿐이다.

첨복단지 육성계획 30년은 정권이 여섯 번이나 바뀔 수 있을 정도로 장기간이기 때문에 중앙정부의 일관된 정책적 지원, 지방자치단체의 지속적인 육성의지가 뒷받침돼야 한다.

중복투자도 염려되는 사항이다. 오송 생명과학단지, 대덕 연구개발특구, 원주 의료기기클러스터 시범단지 등 기존 의료산업단지와 중복을 피하면서 연계 협력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첨복단지 육성계획에 지장을 주는 기능분산을 얘기할 때가 아니라는 말이다. 정부의 슬기로운 대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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