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와 용서를 잃어버린 세상
화해와 용서를 잃어버린 세상
  • 김성일 보은 아곡 은성교회 담임목사
  • 승인 2021.01.28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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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자의 목소리
김성일 보은 아곡 은성교회 담임목사
김성일 보은 아곡 은성교회 담임목사

 

코로나로 모두 힘든 우리 세상이 너무나도 살벌하게 변한 것 같습니다.

화해와 용서를 모두 잃어버린 세상이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가장 힘들고 어려운 때에 우리의 귀에 가장 익숙하게 들려오는 단어들이 있습니다.

행정명령, 무관용의 원칙, 구상권 청구, 고소 고발 등 코로나 이전에는 그렇게 쉽게 들어보지 못한 단어들을 눈만 뜨면 여기저기서 매일처럼 듣고 있고 우리도 흥분하여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21세기 민주주의를 살면서 처음으로 정부의 명령에 대해 들었습니다. 지침이나 협력 권고를 넘어 이제는 흔하게 정부는 물론이며 지자체의 명령에 대한 이야기를 매일처럼 접하며 살고 있습니다.

오래전 모두가 너무 없어 힘들게 살 때에는 운동이란 말을 많이 들었는데~ 쥐잡기 운동, 새마을 운동, 국산품 애용운동, 간소한 상차림운동, 금 모으기 운동 등. 하지만 언젠가부터 이런 운동들은 사라지고 `범죄와의 전쟁'과 같은 전쟁이란 단어들이 나오기 시작하더니 이젠 명령의 시대가 되어버렸습니다.

세상이 더욱더 완고해지고 악해지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마냥 일하기 쉽다고 빠른 결과만을 얻으려고 주입식처럼 무조건 명령의 강압에 의해 간다면 분명 쓰라린 아픔의 부작용이 반드시 생길 것입니다.

벌써부터 그 부작용이 우리 사회에 아픔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바로 화해와 용서가 사라지는 것입니다.

코로나가 우리나라에서는 전염병인 동시에 나라를 망쳐버리는 역적병으로 전락했습니다. 언제 어떻게 걸린 지도 어떤 전염병인지도 모른 체 코로나에 걸려 고통스러운 아픔을 참아내고 치료해야 하는데 그것보다 더 무서운 역적병이 되어 회사에서도 학교에서도 사회에서도 모두 역적의 낙인이 찍혀 버려 회생이 힘든 그러한 병이 되어버렸습니다. 나의 특별한 잘못이나 부정한 일에 대한 결과물이 아니었는데도 결국 안일한 대처와 초기 대응의 실패로 결국 이렇게 명령에만 의지하여 서로를 의심하고 고소하고 고발하며 원망과 불평의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쥐 잡는 명령도 금 모으기 명령도 아닌 운동으로 그 어려움을 우리는 잘 이겨낸 적이 있습니다. 이제 시간이 지나갔으니 누구를 탓할 마음도 없습니다. 다만 이제 잃어버린 화해와 용서를 좀 찾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온통 분노로 가득찬 세상같이 작은 빌미만 있으면 하이에나처럼 잡아먹을 듯이 덤벼드는 세상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화해도 용서도 없습니다. 너무나 힘겨운 삶 속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회개하며 화해와 용서의 일들이 우리 세상에서 회복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명령과 숱한 말들만 쏟아내는 위정자들에게 이러한 모습을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목사로서 그리스도인으로서 일부 종교단체의 잘못된 일들에 대해 너무나 부끄럽고 죄송하지만 그럼에도 우리 믿음의 사람들이 먼저 화해와 용서의 삶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나비효과처럼 작지만 우리 주변의 사람들에게 원망과 불평 그리고 분노를 내려놓고 용서하고 화해할 수 있는 새해가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너희는 모든 악독과 노함과 분냄과 떠드는 것과 비방하는 것을 모든 악의와 함께 버리고 서로 친절하게 하며 불쌍히 여기며 서로 용서하기를 하나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너희를 용서하심과 같이 하라”(엡 4:3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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