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래현 작가의 삶·예술세계 재조명
박래현 작가의 삶·예술세계 재조명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1.01.26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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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9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서 전시
회화·판화·태피스트리 등 작품 104점 공개
운보 김기창 특별전시 `화가 난 우향'도 선봬
박래현 作 '노점' , '기억'
박래현 作 '노점' , '기억'

 

우향 박래현 작가 탄생 100주년 기념 전시회가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에서 26일부터 개최된다.

한국의 대표 여류작가 박래현 작가는 운보 김기창 작가의 아내로 청각장애인인 운보가 예술세계를 펼칠 수 있도록 내조한 부부예술가다.

`박래현, 삼중통역자'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20세기 한국화단을 대표하는 미술가 우향 박래현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작가의 삶과 예술세계를 재조명한다. 특히 서울 덕수궁에서 전시를 마치고 현대미술관 청주에서 5월 9일까지 순회전으로 열린다.

전시장은 4부로 구성해 우향의 작품 세계를 압축해 보여준다. 작품은 회화, 판화, 태피스트리 등 총 104점을 공개한다.

1부 한국화의 `현대'에서는 일제강점기에 일본에서 그림을 배우고, 해방후 한국화를 창작하던 시기의 작품을 볼 수 있다.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찾던 우향은 1956년 미술대전에서 `이른아침'과 `노점'으로 각각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2부 여성과 `생활'에서는 남편 운보에 가려진 작가로서의 명성에 고민하던 시기로 아내로, 어머니로, 작가로 생활을 하며 예술세계의 전환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예술의 주제와 재료, 기법으로 새로운 동양화를 화폭에 담았다.

3부 세계 여행과 `추상'에서는 미국에서 부부순회전을 개최하고 미국과 유럽, 아프리카를 여행하던 시기다. 고대유물에서 토속미를 발견한 우향은 새로운 추상화를 선보인다.

(왼쪽) 김기창 作 '화가난 우향', (오른쪽) 박래현 작가 순회전 전시전경.
(왼쪽) 김기창 作 '화가난 우향', (오른쪽) 박래현 작가 순회전 전시전경.

 

4부 판화와 `기술'에서는 미국유학을 통해 동판화 기법을 익혀 새로운 작품세계를 구현한다. 다양한 재료와 주제로 기하학적 패턴을 만들어가던 우향은 병세가 악화돼 학업을 중단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병원에 입원한 후 1975년 12월 별세했다.

청주순회전에서는 특별 전시되는 작품도 있다. 김기창이 그린 박래현의 이색적인 초상화 `화가 난 우향'(1960년대)이다. 이 작품은 박래현의 삶을 압축적으로 담아낸 작품으로 아내에 대한 그의 예리하면서도 애정어린 시선이 돋보인다.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미술품수장센터에서 첫 번째로 열리는 근대미술 전시라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며 “관람객은 박래현의 일생과 예술을 담은 영상을 먼저 접하고, 이후 전시실에서 작품을 감상하여 그의 작품 활동 및 생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도록 했다. 또 전시장 곳곳에 비치된 기고문 한글 복제본과 문구를 병치시켜 마치 태피스트리의 들실과 날실처럼 엮이고 짜내려 가며 박래현의 삶과 예술의 여정을 따라가도록 했다”고 소개했다.

한편, 전시 기간 중에 2층 쉼터 `틈'에서는 관람객을 위한 연계 프로그램인 `태피스트리 제작 워크숍'이 진행된다. 일상의 오브제(재료/사물)와 실을 활용했던 박래현 태피스트리 작품과 연계해 `관람객 상설 체험 워크숍'과 청주 지역에서 활동하는 이선희 작가와 `작가와 함께하는 워크숍'을 기획했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청주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을 비롯해 지역작가 및 청주시민들과의 호흡을 보다 강화했다”며 “박래현과 김기창의 삶과 예술이 잠든 청주에서 빛나는 업적을 남긴 박래현 예술을 재조명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지민기자
annay2@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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