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묘(猫)
확진묘(猫)
  • 이재경 기자
  • 승인 2021.01.25 17: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스크의 주장
이재경 국장(천안)
이재경 국장(천안)

 

앞으로 마스크를 쓴 반려동물들을 길거리에서 흔히 보게 될지 모른다. 국내에서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반려동물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방역 당국은 24일 경상남도의 한 기도원에서 기르던 새끼고양이 한 마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 고양이는 기도원에서 머물던 한 모녀가 기르던 어미 고양이와 새끼 고양이 두 마리 중 한 마리다. 방역 당국이 모녀가 확진 판정을 받자 고양이의 돌봄 장소를 옮기기 위한 과정에서 코로나 검사를 했는데 양성 반응이 나온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 고양이 말고도 개 한 마리가 코로나19 확진 의심 사례로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의 한 벤처기업 대표인 조제열 교수(수의과)에 따르면 지난 19일 경기도 성남시의 한 병원에서 5살 수컷인 프렌치불도그가 코로나 검사 결과 양성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개는 역시 보호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당국에 의해 확진자의 반려동물을 보호하는 지정병원으로 옮겨져 보호를 받고 있다.

이처럼 국내에서 반려동물들의 코로나19 확진 및 의심 사례가 나오자 국민이 불안해하고 있다.

이미 해외에서 동물 감염 사례가 다수 발표됐는데 우리나라에서도 확진 사례가 나오자 반려견을 키우는 각 가정에서 당황해 하는 분위기다. 뉴스가 나오자 국내 반려동물 용품점에서는 개나 고양이에게 씌우는 마스크가 많이 팔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정부와 방역 당국이 동물 감염 사례가 나오자 즉각 불안감 해소에 나섰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책회의에서 “국내에서 최초로 반려동물 확진 사례가 나왔다”며 “중앙방역 대책본부는 사람과 동물 간의 코로나19 전파 가능성을 과학적으로 평가해 (국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투명하게 공개해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또 농림식품부에는 “당국과 협의해 반려동물 관리 지침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국내에서 첫 확진 사례가 나왔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사람 동물 간 전파사례가 꽤 많이 보고됐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20일을 기준으로 일본과 영국, 미국 등 19개국에서 개·고양이·호랑이·사자·퓨마·밍크 등 6종의 동물에서 135건의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대부분 사람에 의해 동물로 옮겨진 확진 사례이지만 우려할 만한 동물에서 사람에게 전파된 경우도 나왔다. 네덜란드의 한 밍크농장에서 근로자가 밍크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처음으로 보고됐다. 당시 네덜란드 정부는 밍크로부터 사람으로의 전파 가능성이 우려되자 전국의 밍크농장에서 수천 마리의 밍크를 살처분했다.

코로나19가 무서운 것은 이처럼 사람과 동물, 동물과 사람 간 접촉에 의해 전파되는 인수공통감염병이라는 점이다. 다행인 것은 동물로부터의 전염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점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동물이 사람에게 전염시킨다는 유의미한 증거는 아직 없으며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밝혔다.

하지만, 방심도 금물이라는 메시지도 전했다. 공공장소에 반려동물을 데려가지 말 것과 확진자와 함께 반려동물도 격리할 것을 주문했다.

마스크의 중요성에서 보듯이 코로나19의 막강한 위세는 비말에 의한 전파력 때문이다.

반려동물의 비말을 차단하는 보호자들의 주의와 함께 이웃을 위한 배려가 필요할 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