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소리에 귀 기울여야
쓴소리에 귀 기울여야
  • 하성진 기자
  • 승인 2021.01.24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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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하성진 취재팀(부장)
하성진 취재팀(부장)

 

충북대학교 병원은 도내 유일한 3차 의료기관이다. 영리 추구가 아니라 도민의 건강과 행복을 추구하는 공공의료기관임이 분명하다. 충북대병원이 도민 건강의 전초기지가 되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은 지역사회의 의무다.

충북 공공의료의 안정을 위해선 충북대병원이 짊어지는 책임이 무겁다. 하지만 작금의 현실을 보면 과연 충북대병원이 공공의료기관이라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병원장 선출을 위한 이사회 구성부터 간호부장의 노동조합 선거 개입 의혹 등 일련의 사태로 충북대병원은 구성원 간 반목과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간호부장 노조 선거 개입 의혹을 놓고 노동단체들이 문제 삼고 나섰다.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의료연대본부 충북지역지부(의료연대)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열린 7대 의료연대 충북지부장과 충북대병원 분회장 선거를 앞두고 간호부장이 일반 간호사들에게 노동조합 선거에 나온 특정 후보를 지지하도록 종용했다고 한다.

간호부장은 지지하던 특정 후보가 당선되지 않자 간호사 조합원들에게 탈퇴를 종용하는 등 노조 활동을 저해해왔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노조 선거가 끝난 뒤 200여 명의 간호사 조합원이 한꺼번에 탈퇴했다.

간호부장은 지난해 충북대병원 개원 이래 처음으로 특별승진한 인물이다. 이 때문에 노조 등 일부 병원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간호부장의 개인 일탈로 치부하기 보다는 `윗선'의 개입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특정 후보 선출을 통해 노조를 장악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얘기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충북본부(민주노총)도 합세했다.

민주노총은 기자회견을 열어 “부당 노동행위를 묵인하고 있는 한헌석 병원장은 즉각 구성원들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장했다.

병원장 추천권을 쥐고 있는 이사회 구성을 놓고도 시끌시끌하다.

이사회는 당연직 7명과 임명직 4명 등 11명으로 구성됐다.

충북대총장이 이사장을 맡고, 당연직은 충북대병원장, 충북대 의과대학장, 교육부 고등교육정책관,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 기재부 사회예산심의관, 충북도 행정부지사다.

임명직은 청주의료원장, 전북대병원장, 산업통상자원부 제조산업정책관, 전 정부업무평가실장이다.

임명직 이사는 통상적으로 병원장이 추천하는 대로 이사회에서 결정된다고 한다. 마음만 먹으면 측근들을 이사회에 심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 병원장이 연임을 위해 자기 사람으로 이사를 구성했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의료진들과 충북대 총동문회 등 병원 안팎에서는 이참에 이사회 구성을 공정하고 형평성 있게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비등해지고 있다.

지역 현안에 밝은 지역 출신 인사들로 이사를 꾸리는 다른 국립대병원과 달리 충북대병원은 상당수가 외부 인사라는 점도 문제다 .

게다가 대학 운영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총동문회장의 이사 배제를 놓고는 듣는 이 모두가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충북대병원에서 벌어진 일련의 과정에 대해 병원장이 해명하든, 설명하든 직접 나서야 한다.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은 공공의료를 책임지는 수장으로서 매우 비겁한 행태다.

이사회 이사장인 충북대 총장 역시 방관적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사회 구성을 놓고 구성원은 물론 대학 총동문회, 원로자문단까지 쓴소리하는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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