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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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현기 여가문화연구소장·박사
  • 승인 2021.01.24 17:3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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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여는 창
김현기 여가문화연구소장·박사
김현기 여가문화연구소장·박사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요일은 월요일이다. 흔히 말하는 `월요병'이다.

주말에 쉬다 다시 출근하는 직장인과 학생들에게 공통으로 나타난다. 주말에 흐트러진 생체리듬이 원래대로 적응해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며 휴식에 대한 아쉬움,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심리적 긴장감이 원인이라고 한다. 사실 병이라고 하기보다는 일종의 증후군이다. 월요병을 잘 극복해야 한 주일을 건강하게 보낼 수 있다.

우리 부부에게 이 월요병을 날리는 특효약이 생겼다. `싱어게인'이라는 방송 프로그램이다. 음악을 좋아하는 우리 부부가 일주일 내내 기다리는 코너다. 코로나 시대 집에서 즐기기 딱 좋은 방구석 콘서트다. 달콤한 과자와 따뜻한 커피를 준비하고 월요일 저녁 10시 30분을 기다린다. 출연하는 가수 중 최고는 30호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자유분방함, 스스로 경계에 서 있다고 말하는 애매함, 노래를 해체하고 자기 멋대로 조립하는 창의력, 모든게 새롭고 흥미로운 가수다. 지난주 탑텐 결정전에서 부른 김창완의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는 단연 최고였다. 다음은 29호 가수다. 정통 헤비메탈 가수로 보컬이 거의 폭발적이다. 순진한 성품과 아내를 사랑하는 순정남이다. 하지만 무대에서는 폭풍처럼 거칠다. 김수철의 `못다 핀 꽃 한송이'는 최고의 무대였다. 한 명 더 말하면 63호다. 보컬이 특색있고 매력적이다. 한마디로 신선하다. 한경애의 `거기 누구 없소'를 부를 때는 첫 소절만 듣고도 매력에 푹 빠졌다. 출연자 중 나이가 가장 어리지만 당당하고 거칠 것 없는 무대 매너도 압권이다.

이 프로그램의 특별함은 10명 안에 들기 전까지는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23호, 37호, 47호, 11호, 63호와 같이 번호가 이름을 대신한다. 방송 취지 또한 멋지다. 세상이 미처 알아보지 못한 재야의 실력자, 한때 잘 나갔지만, 지금은 잊힌 비운의 가수 등 한 번의 기회가 더 필요한 사람을 돕는다. 음악을 좋아하는 민족답게 많은 사람이 가수의 꿈을 꾼다. 그러나 대중이 알아주는 가수가 되는 길은 멀고도 좁다. 대부분은 대중 앞에 서보지도 못하고 잊힌다. 실력은 있지만, 기회를 얻지 못해 꿈을 포기하는 사람이 성공하는 사람보다 많다. 한 번의 기회를 더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한 번의 실패로 꿈을 접거나 영영 재기하지 못하는 사회는 불행하다.

덴마크는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다. 덴마크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요인 중 첫째는 `안정성'이다. 삶이 안정된 나라, 미래가 안정된 사회는 행복하다. 도전에 실패하더라도 국가와 사회가 다시 재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어게인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자유롭게 자신의 꿈을 키우고 도전하려면, 한 번 더, 다시 또 와 같이 지속적인 도움 체계가 필요하다. 필자가 10년간 조사한 충북도민 행복 연구에서도 `안정'이 행복지수의 첫 번째 영향요인으로 나타났다.

부유층 자녀들이 더 성공하는 것은 실패하더라도 계속 지원을 받기 때문이다. 실력과 역량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지속적 기회를 보장받아서다. 한마디로 `어게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부모의 능력에 따라 어게인이 달라지면 차별이 생기고 공정이 훼손된다. 행복한 사회가 되려면 `슈퍼 어게인'이 필요하다. 도전에 실패한 청년들이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국가와 사회가 끝까지 책임지는 제도가 정착되어야 한다. 한 번의 실패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사회, 각자도생으로만 살아가는 사회가 고착화 되면 미래는 암담하다. 코로나로 인해 벌어진 불평등과 격차를 `어게인'정책으로 극복해야 한다. 공정한 기회를 보장받고, 같은 조건에서 출발하며. 실패하더라도 어게인 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행복은 `어게인'에서 자란다. 누가 싱어게인의 최종 승자가 될지 벌써 궁금하다. 다시 또, 한 번 더 도전하는 무명 가수들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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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 2021-01-24 21:45:01
저도 싱어게인으로 월요병을 날리고 있습니다 좋은기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