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한테만 그래?
왜 나한테만 그래?
  • 강학동 청주시 상당구 건축과 주무관
  • 승인 2021.01.21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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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강학동 청주시 상당구 건축과 주무관
강학동 청주시 상당구 건축과 주무관

 

현대사회는 광고의 시대다. 우리 사회 어디에도 광고물이 없는 곳이 없다.

국가나 기업, 개인에 이르기까지 각종 정책이나 제품, 그리고 자기 자신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광고를 이용한다. TV, 신문, 옥외광고물 등을 통한 전통적인 광고는 물론 최근에는 블로그, 밴드, 유튜브 등 온라인에 이르기까지 광고매체도 다양하다.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광고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일상이 되고 있다.

필요 여부를 떠나 현대인들은 그야말로 광고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 보니 효과도 크지만 그 크기만큼 폐해와 부작용도 적지 않다.

SNS(social networking service)를 통한 소비자들의 판단을 현혹시키는 가짜 광고의 범람도 문제지만, 옥외광고물의 경우는 더 그렇다.

무분별하게 설치된 옥외광고물은 도시미관을 저해하는 것은 물론이고 시민들의 안전도 위협한다.

그 유형도 다양하다. 안전 규정을 무시하고 건물의 옥상이나 외벽에 설치한 광고물들은 태풍이나 외부의 충격에 취약해 낙하사고가 발생할 경우 보행자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흉기나 다름없다.

또한 도로변에 내놓은 불법 입간판이나 에어간판은 운전자들의 시야를 방해해 교통사고를 유발하거나 장애인이나 노약자의 보행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야간 조명으로 인한 수면 방해도 호소한다.

이처럼 난립하는 광고물들로 인해 불편과 불만을 토로하는 민원이 적지 않다.

민원을 접수하고 현장에 나갈 때마다 어려움을 겪는다. 다툼이 일어나기 일쑤다.

그 한결같은 반응은 “왜 나한테만 그러느냐?”라는 것이다. 본인만 불법을 저지르는 것도 아니고 시내에 똑같은 것이 수없이 많은데 모두 단속하고 오라고 항의한다. 단속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 난감하기 그지없다.

몇 년 전, 짧은 시간 일본을 방문한 적이 있다.

오고 가는 길목에서 각종 광고물을 볼 수 있었다. 유흥가를 제외한 곳에는 가지런한 모양새가 그리 크지 않고 화려하지도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산뜻하고 잘 정리 정돈된 모습이 마치 말끔히 차려입은 신사처럼 보였다. 우리나라의 거리와 비교해 많은 차이를 보여서 감명받았던 기억이 선명하다.

광고물은 그 나라의 문화적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다. 규격에 맞는 적법한 광고물은 도시미관을 깨끗이 할 뿐 아니라 시민의 안전도 보장하게 된다.

매년 오는 장마와 태풍이 앞으로는 기상이변으로 인해 더 강력해질 것이라는 예보를 접하게 될 때마다 안전사고 걱정이 앞선다.

물론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체육시설, 노래방, 음식점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큰 어려움을 겪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매출을 더 올리겠다는 그 안타까운 마음도 깊이 공감한다.

그러나 선진 도시들의 예에서 보듯이 깨끗하고 아름다운 광고물들은 오히려 영업에도 도움이 된다.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상생하는 발전적인 광고 문화를 만들어보자. 많은 분들의 협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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