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의 역사 100년의 미래
100년의 역사 100년의 미래
  • 김진균 청주중학교 교장
  • 승인 2021.01.19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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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김진균 청주중학교 교장
김진균 청주중학교 교장

 

지난주는 나름대로 바쁜 한 주였다. 졸업을 앞둔 3학년생들에게 모처럼 우리 학교의 역사에 대해 반별로 2시간씩 특강을 했기 때문이다.

헌데 내 강의가 지루했는지 강의 도중 조는 아이들이 몇몇 눈에 띄었다. 강의의 진행이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았나 생각이 들어 강의 방법에 대해 고민과 반성을 하고, 다음 반부터는 바뀐 방법으로 강의를 하니 조금은 나아진 듯하였다.

특강을 하면서 요즘 학생들의 수업 분위기와 학교현장에서 선생님들의 어려움을 직접 느끼게 되었고, 새삼 많은 공부를 하는 계기가 되었다.

청주중학교는 1924년 청주고등보통학교 5년제로 개교하여 여러 변화와 성장을 거치며 지금에 이르렀고, 이제 3년 뒤인 2024년에는 100년의 역사를 맞이하게 된다.

개교 100주년을 앞두고 선생님들께 100년을 기념하는 캐치프레이즈를 만들자고 제안하였는데, “함께 걸어온 100년의 역사, 함께 나아갈 100년의 미래”로 선정되었다.

재학생들에게 이 문구의 의미를 설명해 주면서 졸업한 선배님들이 100년의 역사를 만들어 왔고, 이제 여기에 있는 여러분이 100년의 미래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당부의 이야기를 덧붙였다. 오랜 역사만큼이나 35,000여명의 많은 졸업생을 배출하였고, 지역사회와 국가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동문 선배님들도 많이 있다는 것을 알리며, 미래에는 이러한 역할을 여러분들이 이어나가야 한다는 점도 강조하였다.

학교에서 수업을 통해 배우는 역사는 나라의 역사일 것이다. 하지만 역사는 나라의 역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사는 고장에는 지역사가 있고, 가정에는 가족사가 있으며, 학교에는 학교의 역사가 있다. 더불어 개인에게는 자신의 삶의 역사인 개인사도 있다. 우리는 자신이 속한 여러 역사를 통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며, 이를 통해 자신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졸업을 앞둔 3학년들에게 학교의 100년 역사를 통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당부하였다.

본교의 건학이념은 가정에서 부모에게 효도를 다해야 한다는 가정윤리 `효성' 건전한 사회를 이루는 바탕이 되는 사회윤리 `질서' 인격자가 되기 위해 부지런히 배움에 힘써야 한다는 개인윤리 `근학' 세 가지이다. 효성, 질서, 근학의 교훈을 마음속에 되새김으로써 바람직한 인성을 갖춘 인격자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깊은 뜻이 담겨 있다. 예나 지금이나 교육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 것 같다.

청주중학교 교정에는 정문을 들어서면 학교 교목(敎木)인 느티나무가 있다. 아마도 100년 이상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학교의 출입문은 세 개가 있지만 늘 아이들은 정문을 통해서 등교를 한다. 학생들은 100년을 변함없이 듬직하게 서 있는 느티나무를 보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느티나무는 100여년을 살면서 학생들의 웃음소리,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들의 모습, 학생들을 열정적으로 가르치는 선생님들의 모습 등을 묵묵히 지켜봐 왔을 것이다. 아마도 이곳을 거쳐가는 모든 학생들이 자신의 뜻을 활짝 펼치길 기원하면서 말이다.

이제 졸업생들은 3년의 중학교 생활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할 것이다. 모두 자신만의 역사를 만들어 국가와 사회의 동량으로 자라나길 기대한다. 아니 청주중학교를 졸업한 모든 학생들은 먼저 역사를 만든 선배님들의 뜻을 이어받아 분명히 사회의 훌륭한 인재로 국가와 지역사회를 이끌어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모든 졸업생들의 앞날이 희망으로 가득차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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