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계 출산율 0.86명 시대
합계 출산율 0.86명 시대
  • 이재경 기자
  • 승인 2021.01.18 18: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스크의 주장
이재경 국장(천안)
이재경 국장(천안)

 

`초저출산', `인구재난'. 요즘 언론에서 새롭게 대하게 되는 표현들이다.

수년전까지만 해도 저출산, 인구절벽 등이란 말을 썼던 기자들이 더욱 심각해진 저출산 시대를 빗대어 쓰는 것 같다.

인구와 관련한 각종 지표를 보면 충분히 그럴만 하다.

우리나라 인구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줄었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주민등록 인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주민등록 인구 수는 5182만9023명으로 2019년 말에 비해 2만838명 감소했다. 연간 기준으로 주민등록 인구 수가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구 감소의 원인은 물론 출생자가 사망자보다 많았기 때문이다. 이른바 출생자 수가 사망자 수보다 적어지는 `인구 데드 크로스'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실제 지난해 출생자 수는 27만5815명에 그쳤다. 출생자 수가 30만명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7년 40만명 선이 무너진 이후 3년 만이다. 2018년 7.9%, 2019년 7.6% 감소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0.6%나 줄었다.

반면 사망자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면서 지난해 3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사망자 수는 30만7764명으로 1년 새 3.1% 늘었다. 출생자 수는 계속 감소한 반면 사망자 수는 증가하면서 지난해 처음으로 `인구 데드크로스'가 나타났다.

문제는 앞으로 출생자 수가 더욱 감소한다는 점이다.

저출산 기조의 원인은 정부나 국민 모두가 잘 알고 있다. 양육 부담, 사교육비, 주거비용 등등. 이른바 3포 세대를 지나 이제는 모든 것을 포기했다는 의미인 n포 세대의 등장으로 더욱 출산률이 급락하고 있다.

여기에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창궐하면서 아이 낳기를 포기하는 여성들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

팍팍해진 살림살이에다 가계 경제에 위기가 닥치면서 둘째 아이 임신을 포기하거나 첫째 아이의 출산도 미루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코로나19로 인해 각 가정에서 둘째 아이의 출산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보고서도 나왔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말 내놓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인구 구조 변화 여건 점검'이라는 리포트인데 연구팀은 `노산에 대한 부담이 있는 30대 중반의 기혼 여성들이 코로나19로 둘째 아이나 셋째 아이의 출산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주거비용 상승에 따른 불안감이 코로나19와 맞물려 출산을 포기하게 되는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정부는 16년 전인 2005년부터 국가적인 저출산 대책을 수립해 200조원의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다. 하지만 합계 출산율은 2005년 1.08명에서 2012년 1.30명으로 회복하는 기미를 보이다가 2018년부터 1명 미만(0.98명)으로 추락하면서 올해엔 사상 최저치인 0.86명으로 예상되고 있다. 부부 한 쌍이 단 한 명의 아이도 낳지 않는 시대가 현실화, 장기화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OECD 회원국 평균 합계출산율(2018년 기준)은 1.63명이다. 우리나라의 출산율 수치는 회원국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100년 이후 국가 소멸 위기론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가 이달 말부터 범부처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팀을 가동한다. 기재부가 주관하고 교육부,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 법무부, 국토교통부,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가 모두 참여한다. 그만큼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는 뜻이다. 올해는 정부 제4차 저출산고령화 기본계획의 원년이 되는 해다. TF팀의 분발과 성과를 기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