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돌봄사업, 문화재에 생기를 불어넣다
문화재돌봄사업, 문화재에 생기를 불어넣다
  • 박희영 충북문화재돌봄사업단 총괄실장
  • 승인 2021.01.17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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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시선-땅과 사람들
박희영 충북문화재돌봄사업단 총괄실장
박희영 충북문화재돌봄사업단 총괄실장

 

보통 `문화재는 말이 없다'라고 한다. 이는 문화재의 태생적 속성으로, 그만큼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다가가지 않으면 쉽게 소외되고 방치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한편, 문화재 돌봄사업의 존재 이유에 대한 방증이기도 하다.

문화재 돌봄사업은 문화재의 원형을 보존하고 관리, 활용하기 위하여 주기적인 점검과 일상관리를 통해 관람환경을 개선하고, 경미한 훼손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복구하는 사전예방적 문화재 보존관리 사업이다.

주로 야외에 위치하는 지정문화재, 등록문화재, 보존가치가 있는 비지정문화재를 대상으로 하며, 전국 23개 사업단에서 문화재 전공자와 수리기능자 등 700여 명의 전문 인력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충북문화재돌봄사업단에서는 산간오지의 나홀로 문화재를 포함한 572개소를 대상으로 돌봄활동을 수행하고 있는데, 주요 활동 분야는 모니터링, 일상관리, 경미수리이다. 모니터링은 문화재의 상태를 점검하고 기록하는 것으로, 간단한 육안조사부터 전문장비를 활용하는 계측조사까지 아우르기 때문에 무엇보다 문화재에 대한 지식과 전문적인 시각이 필수적이다.

목조문화재에 피해를 주고 있는 흰개미 모니터링과 건조물 구조 변위측정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일상관리는 돌봄사업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분야로, 주기적인 풀 깎기, 실내·외 청소, 주변 경관 정비 등을 통해 문화재의 보존환경 및 관람환경을 개선한다. 방문객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문화재의 사전 위험 요소들을 미연에 방지하여 일차적인 예방관리 역할을 담당한다.

경미수리는 경미한 훼손이 발생한 문화재에 직접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전통재료와 전통방식을 고수하여 각각 문화재의 특성에 맞게 맞춤형으로 보수하고 있다. 기와 보수, 목공 작업, 벽체 보수 등이 주요 사항들이며, 숙련된 기능과 자격을 갖춘 인력들이 작업하고 있다. 문화재는 한 번 대대적으로 수리하면 원형과 달라지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경미수리는 문화재의 생명주기를 연장시키는 핵심부분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지진, 태풍, 폭우 등 자연재해가 증가함에 따라 돌봄사업의 역할 또한 확대되고 있다.

생소한 문화재 돌봄사업을 전국적으로 알릴 수 있었던 계기도 2016년 경주 지진과 2017년 포항 지진에서 보여준 돌봄사업단의 활약이었다.

이처럼 충북문화재돌봄사업단에서도 자연적·인위적 긴급사항이 발생하였을 때,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하여 능동적인 대처를 하고 있다. 2020년 8월 충북 북부지역 폭우 피해 당시, 147개소 문화재를 긴급모니터링하고 신속히 응급복구를 완료하여 `문화재119'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충북은 올해 문화재 돌봄사업 7년 차에 접어들고 있다. 2020년에는 지난 6년간 돌봄활동의 결실로 문화재청 수행평가에서 `최우수'사업단으로 선정되는 뜻깊은 일도 있었다.

정착기에 들어선 만큼 그동안 쌓아온 문화재 관리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현장중심적인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물론 문화재의 완전한 관리를 위해서는 돌봄사업만으로는 부족하다. 지자체와 문화재 소유자·관리자의 유기적인 협조가 절실하다. 뿐만 아니라 관람객들의 관심과 문화재 훼손신고를 통한 참여도 소중하다.

매일 아침 8시 30분. 문화재돌봄사업단이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순간이다.

“안전! 안전! 오늘도 수고하십시요!” 아침마다 울리는 이 외침의 긍정에너지가 정성어린 손길로 변화하여 문화재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고 있는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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