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우울감 호소 급증 … 심리방역 급하다
코로나 우울감 호소 급증 … 심리방역 급하다
  • 하성진 기자
  • 승인 2021.01.14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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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상반기 정신건강복지센터 상담수 44.8% ↑
전문가 “주위시선에 숨은환자 다수 … 인식전환 필요”
정세균 총리 “마음건강 종합대책 추진 … 예산 확대”
첨부용. /사진=뉴시스
첨부용. /사진=뉴시스

 

“두 차례의 자가 격리를 생각하면 공포 수준이네요. 정신적으로 매우 피폐해졌어요.”

직장인 김모씨(39)는 석 달 새 두 차례의 자가격리를 했다. 처음은 옆자리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다. 네 살배기 쌍둥이 자녀가 집에 있는 까닭에 그는 웃돈을 주고 혼자 원룸에서 2주간 격리생활을 했다.

두 달 후 자녀가 다니는 어린이집 원아의 코로나19 확진 판정 통보를 받고 불안감에 아이들과 일주일간 격리를 자처했다. 시간이 갈수록 불안해지고 우울해지면서 어느새 공황장애 증상까지 찾아왔다고 한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심리 불안, 고립감, 우울감 등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선 위생방역도 중요하지만, `심리방역'에도 신경 써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신건강복지센터의 불안 장애 상담 건수는 2019년 1만3067건이었다.

코로나19가 국내 유입된 지난해 상반기는 1만8931건으로 44.8% 늘었다. 한 달 평균 3155명이 센터를 찾은 것이다.

심리방역은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심리상담 및 치료 활동을 뜻한다.

김씨처럼 적극적으로 심리 상담에 나서는 이들이 많지만, 주위 시선을 의식해 증상이 있어도 상담을 포기하는 숨은 환자가 적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자칫 정신과 치료로 비칠까 하는 이유에서다. 정신건강복지센터 관계자는 “코로나19 시대에서 확진자를 비롯해 그들의 가족, 자가격리자 등에 대한 심리상담은 필수”라면서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은 누구나 상담을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무력감과 상실감 등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어나자 정세균 국무총리는 14일 맞춤형 심리방역을 강화하겠다고 공언했다.

정 총리는 이날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국민 4명 중 1명은 우울·불안 등 심리적 어려움을 겪어본 적이 있다”라면서 “`온 국민 마음건강 종합대책'으로 국민의 정서적 안정을 지원하고 정신건강 예산을 전체 보건예산의 5%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심리방역과 관련한 정부와 지자체의 대책은 다양하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해 3월부터 한국심리학회 코로나19 특별대책위원회의 협조를 받아 `코로나19로 인한 스트레스 극복을 위한 전문 심리 상담'을 무료로 시행하고 있다.

청주를 비롯한 전국 229개 시·군·구 정신건강복지센터도 24시간 심리상담을 하고 있다.

/하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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