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스 위로 비치는 색의 에너지 힘든 이들에 바치는 화가의 위로
캔버스 위로 비치는 색의 에너지 힘든 이들에 바치는 화가의 위로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1.01.12 1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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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영란 개인전 `화양연화'
대청호 산벚나무꽃 등 60여점 전시
색채의 향연 … 관람객에 `힐링' 선사
아산 `더 퍼플 갤러리' 새달 16일까지
아산 모나무르 더 퍼플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연 소영란 작가가 '내 생에 가장 화려하고 최고의 날'을 의미하는 '화양연화'란 주제로 색채의 향연을 펼친다.
아산 모나무르 더 퍼플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연 소영란 작가가 '내 생에 가장 화려하고 최고의 날'을 의미하는 '화양연화'란 주제로 색채의 향연을 펼친다.

소영란 화가의 개인전 `화양연화'가 아산 모나무르(MON AMOUR) 더 퍼플 갤러리 초대전으로 2월 16일까지 열린다.

코로나 팬데믹에도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소 작가는 `내 생에 가장 화려하고 최고의 날'을 의미하는 `화양연화花樣年華'란 주제로 3개 전시관에서 색채의 향연을 펼친다.

전시관은 대작과 중작, 소작 등 작품의 크기로 구성해 관람객들이 동선을 따라 걸으며 60여 점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기억과 풍경이 카오스처럼 엉켜 있는 색의 혼합은 추상적이면서도 강렬한 색의 에너지를 발산한다. 회색 콘크리트벽을 색으로 가득 채운 작품들은 오케스트라 앙상블처럼 하나이면서 함께인 조화로움을 드러낸다. 그래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색채로 표현한 작가의 작업은 화폭 속 `화양연화'를 통해 위로와 힐링을 건네는 시간이기도 하다.

소 작가는 “지금은 계절적으로도 몸과 마음이 움츠러들고, 지구촌 전체가 위기의식을 느끼며 살아가는 황량한 시간이다. 이런 시기에 전시를 하는 것도 조심스럽긴 하다”며 “그래서 전시에 어떤 메시지를 전할지 정하는 것이 명확해야 했다. 작가에게도, 전시를 보는 이들에게도 무엇이 그림을 보는 이에게 편안함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 `색의 에너지'로 정했다”고 말했다.

 

“화양연화란 말을 참 좋아한다”는 소 작가는 “20대에 보았던 영화에서의 함축적인 주인공의 대화, 음악, 영상미의 잔상이 아직까지 나의 작업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내 인생에 가장 아름다운 날이 지금이라고 말하는 것은 다분히 반어법적 언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버티고 있으니 언제부터인가 정말 나의 화양연화가 늘 지금이 되어 있었다. 지금이 힘든 모든 이들에게 화양연화 주문을 걸어두고 싶다”고 들려줬다.

 

작품 속에는 대청호 수변길을 수놓았던 산벚나무꽃과 수양버들, 조팝나무꽃들이 시각적 유희를 선사한다. 그런가 하면 인간의 욕망을 인형 뽑기와 혀, 자궁 모양 물질 등으로 표현해 숨은 그림 찾기처럼 배치해두었다.

소 작가는 “그림을 그리기 전에 많은 생각을 하지만 캔버스는 순간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붓질을 한다. 색과 선(線)들 중 선의 요소들은 의미와 무의미, 개념과 무개념을 넘나들며 선의 조형미와 아름다움을 자유롭게 펼쳐보이고 싶다”며 “의도하지 않으니 한 작품에 다양한 관점이 생긴다. 관객들이 작품을 보고 각자의 방식으로 해석하는 것도 추상작업의 묘미이다”고 전했다.

이상애 미술평론가는 “소영란 작가의 예술은 어떠한 논리나 방식에 의해서가 아니라 예술가 자신의 몸의 기억인 느낌에 의해 대상을 찾아나서며 소통을 한다”며 “그녀에게 있어 살아있는 그림이란 이렇게 여과 없이 남긴 몸의 기억에 의존하는 예술이다. 빠르게 발달하는 도시의 흐름과 방대한 시각 이미지 속에서도 자신만의 느릿한 속도를 유지하며 그녀의 몸은 기억을 저장한다”고 평했다.

소영란 작가는 세종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했다. 1994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그동안 16회에 걸친 개인전과 다수의 부스전에 참가하며 작가로서의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청주미술협회, 충북미술협회, 청주여류작가회, 드로잉 코드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연지민기자
annay2@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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