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과 저승과 종교 이야기
혼과 저승과 종교 이야기
  • 이창수 시인
  • 승인 2021.01.12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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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창수 시인
이창수 시인

 

두렵고 다사다난하고 정신없었던 경자년을 보내고 신축년 새해를 맞아 나라 혼을 이야기하며 새롭게 한 해를 열어보고 싶다.

사람이 죽으면 혼백으로 나뉘듯 나라도 이와 같아 국혼은 국어 국문 국사 국학 국교 등이 속하고, 전답 군대 성지 함선 기계 등은 국백에 속하며 국백이 죽는다고 해서 국혼이 죽는 것은 아니다. 국혼은 나라의 정신으로 형체가 없는 데서 일어나는 기운을 말하니, 예를 들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대주민 행사에서 핵심 설명을 외래어로 썼다면 그 행사를 기획 작성 감독 결재한 자는 다 넋이 나간 공무원이고 그 행사에서 나라의 혼은 이미 빠져나간 것이다.

한국인은 뿌리를 구한九韓에 두고 있어 천신의 자손이다. 한의 역사는 지금으로부터 5919년 이전으로 연결되고 입에서 입으로 전해 한웅 때 기록한 한님 파내류 12국의 역년 BC 3301년 혹운 63,182년의 혹운이라는 말의 뒤에 계속해서 이어지는 역사가 암시되어 있고, 한님이 7세만 전하는 것도 만이라는 말 뒤로 다 전할 수 없이 많은 한님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얼마나 엄청난 역사가 있는지 암시하는 이전의 역년 속으로 들어가 보자, 『한단고기』의 「태백일사」 `삼신오제본기' 오제설 인루지조왈편에 보면 인류의 조상을 나반과 아만이라 하고 9황 64민이 모두 그 후예라 하며, 세월이 많이 지난 후 사람 수가 많아지니 1산 1수가 각각 나라가 되며 사람도 따라 경계를 나누니 창세 조서條序의 뒤는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하여 관경의 다툼으로 간과 뇌를 땅에 뿌리며 사람이 사람을 서로 죽이는 것이 오래 지속됐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장구한 세월이 지난 뒤 환인桓因 이 나타나 오훈으로 다스리며, 생명의 영원성을 거론하여 삼신의 철학을 세우고, 해 뜨면 낮이라 하고 달 뜨면 밤이라 하며 이 세상에 있으면 살았다 하고 하늘로 돌아가면 죽었다 하는데, 죽음은 영원한 생명의 근원이라 한다. 죽음이 있으면 반드시 삶이 있고 삶이 있으면 반드시 이름이 있다 하여 한님이 이승과 저승을 설파하니 여러 사람이 추대하여 처음으로 사람의 우두머리가 되었다 한다.

역사를 외면하는 민족은 역사로부터 버림받는다, 우리는 역사의 버림을 받아 얼마 전에 말과 식량과 아들과 딸을 빼앗겨 본 뼈아픈 경험을 한 나라다. 그런데도 국사는 학교의 필수 과목에서 빠지고 나라 혼을 지키고 키워야 할 사람들은 내몰라라 한다. 행촌 이암 선생의 탄식이 가슴을 울린다. “나라를 바로 세우는 길에, 선비의 기세보다 먼저인 것이 없고 역사를 정확히 아는 것보다 급한 것이 없으니 이것이 무슨 까닭일까? 역사가 밝혀지지 않으면 선비의 기세가 펼쳐질 수 없고 선비의 기세가 펼쳐지지 못하면 나라의 뿌리가 흔들리고 정치의 법도가 맞지 않는다.”

그리고 역사는 나라의 해도요 나침판이다, 어제를 파악하지 못하면 오늘이 안 보이고 오늘을 보지 못하면 내일 갈 길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젊은이들의 오늘은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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