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호한 충북 고용지표와 청년실업
양호한 충북 고용지표와 청년실업
  • 엄경철 기자
  • 승인 2021.01.07 18: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말논단
엄경철 선임기자
엄경철 선임기자

 

충북은 2020년 양호한 고용성적표를 받았다.

한국은행 충북본부에 따르면 2020년 1~11월 중 충북의 취업자 수는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1.2% 증가했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세종(+7.3%), 대전(+1.2%) 다음으로 높은 증가율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국내 고용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던 상황을 고려하면 긍정적인 고용지표다. 세계적인 펜데믹 사태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은 경제분야다.

코로나19 직격탄에 경제가 충격을 받으면서 실업대란이 우려됐다. 한때 충북은 코로나19 충격파로 일시휴직자가 470%까지 치솟았다.

일시휴직자가 장기간 줄지 않으면서 대량실업으로 이어질 수 있어 지난해 상반기 동안 걱정이 많았다.

다행히 일시휴직자 증가세가 수그러들면서 우려했던 대량실업사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충북 고용은 양호평가를 받았다.

대부분의 지자체가 받아든 마이너스 고용성적표와도 비교된다.

한국은행 충북본부는 양호한 고용상황의 배경으로 제조업 비중이 높은 지역경제구조를 들었다. 코로나19 반사이익 업종이 늘어난 것도 한몫했다.

충북의 고용상황이 긍정적인 평가만 받은 것은 아니다.

한국은행충북본부는 충북의 고용사정이 양적 측면에서 양호하지만 질적 측면에서는 고용구조가 악화됐다고 진단했다.

취업자가 임시직과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중심으로 증가한 점과 근로시간에 비해 임금이 적다는 점을 지적했다.

충북의 상용직근로자 근로시간은 전국 평균에 비해 5.3시간 많지만 임금수준(월 급여액)은 24만4000원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고용의 질적 개선 노력 필요성을 제기했다.

국난 수준의 펜데믹 상황에서도 양호한 고용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실업 불안감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특히 청년실업은 아직도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대학을 졸업 후 일자리를 찾지 못한 자녀가 있는 가정이 최근 들어 유독 많아진 것 같다.

이들에게는 양호하다는 충북의 고용성적표가 남의 일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다.

청년실업의 수렁에 빠진 젊은이들은 새해 취업을 간절히 소망해 보지만 취업문은 코로나19 펜데믹으로 더 좁아졌다.

각종 취업포털 등에 따르면 올해 취업시장은 더 얼어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기업은 4년째 신규사원채용을 줄이고 있다. 중견기업과 중소기업들 역시 바이오 의약업체 등 코로나19 수혜업체를 제외한 업종들의 취업문이 좁기는 만찬가지다.

청년실업난이 해소되지 않는 속에서 지역 일부 중소기업들은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다.

구인구직의 미스매치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의 중소기업들은 청년실업 속에 구인난이라는 과제를 해결하지 못해 기업애로사항이 됐다.

국가의 미래를 이끌 젊은이들의 실업난 해소라는 희망이라도 심어줘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현실이 이러한데 충북이 받아든 양호한 고용성적표가 피부가 와 닿지 않는다.

젊은이들이 일터에서 역동적으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사회·경제적 환경이 조성돼야 미래가 보이는 사회라 할 수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구직을 포기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는 오랫동안 충족시키지 못한 청년실업 해소가 충북의 고용지표를 끌어올리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길 간절히 기원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