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기후위기
  • 공진희 기자
  • 승인 2020.12.29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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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공진희 부장 (진천 주재)
공진희 부장 (진천 주재)

 

`그러나 기후위기의 사실성을 인정하고 그 심각성에 동의한다고 해도 놓쳐선 안 될 지점이 있다. (……)기후변화는 이글대는 아스팔트, 열대야에 잠 못 이루는 옥탑방, 천식이 심해진 아이의 기침 소리, 이상 냉해로 망친 과수 농사, 재고가 쌓여가는 계절상품 속에 각기 다른 모습으로 존재한다. 폭염에 냉방기를 마음대로 틀 수 있는 이와 생계를 위해 땡볕에서 일해야 하는 이가 인지하는 기후변화의 모습은 다르다. 즉 하나의 기후위기가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불평등하게 구성된 수많은 기후위기`들'이 있다'(탄소사회의 종말 / 조효제)

올해 캘리포니아에서 일어난 산불은 서울시 16배 면적을 태웠고 중국 남부 지방에 5월 말부터 폭우가 쏟아져 발생한 홍수와 산사태 등으로 5천500만 명의 이재민과 30조원 규모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한국은 종전 최장 장마 기록을 깨고 54일 연속 비가 내렸다.

자카르타는 2050년까지 도시의 절반이 물에 잠길 것으로 관측된다.

몰디브는 국토의 80%가 해발 1m 이하인 데다 국민의 42%가 해안가에 살고 있어 해수면 상승의 위협에 그대로 노출됐다.

뉴욕시 유니온 스퀘어 가든에는 대형 디지털 시계가 걸려 있다.

7년 102일 12:01:59초로 새겨진 타이머는 조금씩 그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

현재같은 온도로 유지하기 위해 남은 7년 정도의 시간을 의미한다.

기후위기와 관련해 스턴 보고서는 `소득과 역사적 책임, 1인당 배출량에 근거해 계산하면 부유한 나라들이 2050년까지 1990년 배출량의 60~80%를 저감할 책임이 있다'고 쓰고 있다.

그러나 기후협약 당사국 총회 자리에선 개도국들이 기후변화로 인한 손실과 피해를 보상하라고 주장하고, 선진국들은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채 어디까지나 선의로 지원한다는 것을 강조하며 이를 무마하려 든다.

녹색기후기금 역시 1000억달러의 돈으로 개도국들의 불만을 잠재우려는 취지였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이행을 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기후위기의 해결을 위해 전 세계를 상대로 행동에 나서는 한편 사람들의 욕구를 끊임없이 자극해 소비를 이끌어내는 현 경제 시스템의 실천적 대안을 모색하는 사람도 있다.

`뉴욕에서 잘나가는 디자이너로 살던 시절, 나는 돈을 좇는 소비문화의 일선에서 제품을 만들었다. 그러나 내 직업이 아름다운 쓰레기를 만드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나는 3D다 / 배상민 中에서)

배상민 카이스트 교수는 `어떻게 하면 디자인으로 사회에 공헌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그 고민 끝에 월드비전과 함께한 `나눔 프로젝트'는 세계 최초의 접이식 MP3 플레이어 `크로스큐브'를 시작으로 전기를 이용하지 않는 친환경 가습기 `러브팟', 전등갓의 형태를 바꾸는 것으로 빛의 밝기와 방향을 조절할 수 있는 스탠드 조명 `딜라이트'에 이르기까지 실용성과 심미성 모두를 갖춘 제품들을 탄생시켰다.

툰베리는 2019년 9월 23일 당시 16세의 나이로 미국 뉴욕에서 열린 UN 기후행동 정상회의에 참석해 연설했다.

이날 툰베리는 `생태계 전체가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대 멸종이 시작되는 지점에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이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전부 돈과 끝없는 경제 성장의 신화에 대한 것뿐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그럴 수 있습니까?'라고 지적했다.

툰베리의 `여러분'에서 나는 과연 자유로운지 자문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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