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연구원'의 삶
문화재 `연구원'의 삶
  • 박종선 충북도문화재연구원 기획연구팀장
  • 승인 2020.12.27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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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시선-땅과 사람들
박종선 충북도문화재연구원 기획연구팀장
박종선 충북도문화재연구원 기획연구팀장

 

간혹 주변에 계신 분들이 “도대체 문화재연구원은 뭐 하는 곳이야?”, “너는 무슨 일을 해?”라고 물어보신다. 그럴 만한 것이 `문화유산 사진전', `문화유산 공모전'등 문화재연구원에서 하기에는 다소 생소해 보이는 일들을 하고 있기에 “너는 왜 연구원이라면서 그런 일을 하고 있어?”라고 묻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충북문화재연구원은 충북의 문화재를 연구하는 기관이다. 땅속에 있어 발굴을 통해 찾아지는 매장문화재뿐만 아니라 전통 건축물, 성곽, 교통유적, 사찰, 인물유적, 불교조각, 회화, 전적, 전통공예품 등 국보나 보물, 지방유형문화재로 지정된 다양한 문화재들, 그리고 한지장, 악기장, 제천 오티별신제, 궁시장, 석암제 시조창 등과 같은 무형문화재까지 다루지 않는 분야가 없다.

이렇게 다양한 문화유산을 발굴하는 것에서부터 문화재 지정가치에 관한 학술 연구, 문화재 보존·정비, 문화재 수리, 문화재 정책수립 제안, 일반인 대상의 문화재 체험활동, 문화재 교육, 문화재 전시, 문화재 공모전 등등 문화재 발굴에서부터 정책, 활용 분야까지 연구하고 다루고 있다.

연구원들은 각각의 역할에 맡는 일을 하고 있다. `연구원'이라는 본연의 임무답게, 문화재를 조사·연구하여 그 성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결과물을 도출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문화재를 발굴조사 하는 연구원들은 무더운 여름날이나 추운 겨울날, 계절과 날씨에 상관없이 늘 이른 아침부터 발굴현장에 나가 새로운 유적과 유물을 맞이한다. 그 과정 속에 단절되어 있던 역사의 퍼즐을 맞춰 나가고, 또 그 성과로 지역의 정체성을 새롭게 찾아내기도 하는 등, 문화재와 지역의 역사가 접점을 이룰 수 있는 연구들을 진행해 나가고 있다.

조사된 유물들은 연구원에 들어와 여러 단계의 보존처리를 거치며, 사진촬영과 도면작성 등의 과정을 통해 세밀한 기록으로 남게 된다. 그다음에는 문헌자료와 기존 연구 성과물의 비교를 통해 최종적으로 보고서를 작성하게 되는데, 이 보고서를 통해 문헌으로만 접할 수 있었던 역사의 간극을 좁혀 나갈 수 있게 된다.

문화유산을 소재로 다양한 활용 사업도 이루어진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교육체험행사와 교육교보재 제작, 다양한 전시활동, 문화유산 공모전까지 지역의 문화유산이 연구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닌 지역민들의 보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다양한 경험과 기회를 제공한다.

2020년에도 옥천 문화재야행, 청주국제공항 문화유산 사진전, 충북 미래유산 공모전, 진천·옥천·충주 생생문화재사업 등 문화재 활용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운영됐다. 연구원들은 이러한 프로그램의 계획부터 실행까지 모든 과정을 담당한다. 때로는 현장에 나가 아이들의 선생님이 될 때도 있고, 전시물을 설치하는 전시업자가 될 때도 있고, 사람들의 관심을 유도하려고 재미있는 퀴즈를 내는 등 마치 레크레이션 강사처럼 사회자가 되기도 한다.

이밖에 지정문화재의 정책수립, 보존방안계획수립, 문화재지정가치연구, 문화재 기록화 등 심층적인 학술 조사연구를 통해 기존에 지정되고, 소개된 문화재를 좀 더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보존, 관리하려는 방안 등을 마련하고 있다. 충북문화재의 보존·수리·활용 등에 대한 5개년 계획을 수립한다거나, 충북에 소재한 독립운동유적을 조사하고 보존하는 방안을 마련한다거나, 충북의 무형문화재의 전승현황을 세세하게 기록하는 등의 일이 바로 그것이다.

최근에는 충북 지정문화재 800여건의 모든 정보를 총 망라해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아카이브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모든 일은 연구원들이 하는 일이다. 충북 전역을 누비며 현장에서 얻은 정보들을 하나하나 정리하고, 다시 내부에 들어와 문헌자료 등을 통해 정확한 사실 관계를 찾아보고, 이렇게 정리된 연구 성과는 각 분야 전문가의 자문을 거쳐 공신력을 얻게 되어 보고서나 기타 결과물로 도민들에게 소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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