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의 질주
라이더의 질주
  • 이재경 기자
  • 승인 2020.12.21 1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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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재경 국장(천안)
이재경 국장(천안)

 

요즘 거리에서 새롭게 흔히 보게되는 모습이 있다. 교차로 지점에서 신호등을 기다리는 `라이더(Ri der)'들이다.

저녁 퇴근 시간 무렵, 아니 대낮부터 새벽까지 온종일 도심 곳곳을 오토바이를 탄 라이더들이 누비고 있다.

비대면 시대를 맞아 각 가정에서 음식을 시켜 먹는 사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다보니 라이더들의 수요 역시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배달 주문의 폭주 현상은 국내 주요 배달앱 업체들의 입점 광고 문의 건수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국내 1위 배달앱 운영사인 배달의 민족에 따르면 최근 1주일간 배민 앱 신규 가입 문의 건수는 지난달 같은 기간에 비해 2배나 급증했다. 배달 서비스를 하지 않았던 음식점들이 점포 내에서 영업에 제한을 받게 되자 배달 시장에 뛰어들은 탓이다.

배달 주문이 폭주하자 다른 배달앱 업체들도 배달 서비스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하며 회원 업체들을 늘리고 있다. 서울에서만 서비스를 하던 2위 업체인 요기요는 수도권과 부산, 광주광역시 등으로 권역을 넓히고 있다. 온라인 쇼핑 업체인 쿠팡도 가세했다. 이 회사는 쿠팡이츠라는 음식 전용 배달앱 운영사를 설립하고 최단 시간내 배달 서비스를 내세워 수도권과 부산, 대구 등 전국으로 권역을 넓히고 있다.

배달앱 업계가 급신장세를 보이면서 각 업체마다 라이더 확보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신속하고 안정적인 배달망을 확보하기 위해 각 업체는 특별 인센티브까지 주면서 라이더들을 모집하고 있다.

배달의 민족은 신규 채용하는 라이더에게 최대 100만원의 지원금을 주는 이벤트를 시작했다. 첫 배달을 수행하면 5만원을 지급하고 4주 차까지 700건을 배달하면 25만원을, 이후 또다시 8주차까지 700건을 추가로 배달하면 40만원을 지급해 최대 두 달간 100만원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쿠팡이츠도 신규 라이더가 7일 이내에 10건 이상의 배달을 완료하면 온라인 안전 교육비 2만원의 수당을 포함해 5만원을 추가로 지급한다. 요기요도 점심과 저녁 식사 시간대에 배달을 하면 건당 추가로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그러면 이들 라이더의 수입은 어느 정도나 될까. 일의 양에 따라 물론 천차만별이겠지만 얼마전 인터넷커뮤니티에서는 억대 연봉을 받는 라이더의 수입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극히 일부의 얘기일 뿐 대다수 라이더의 수입은 월 250만원 안팎이라고 한다.

고소득의 라이더들도 물론 있다. 주로 주문량이 상위권인 배달앱 운영사 소속 라이더들인데 1위 업체인 배달의 민족의 경우 평균 연봉이 4800만원으로 나타났다. 상위 10%이 라이더는 연봉이 7500만원 수준이지만 하위 10%는 채 2000만원도 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이들의 연봉을 일반 직장인의 그것과 단순비교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대부분 개인사업자로 연금, 건강보험 등 4대 보험을 자신이 직접 납부해야 하고 소득세도 내야하며 오토바이 유지비, 교통 범칙금 등을 따지면 실제 연소득은 3000만원을 넘기 힘들다는 게 중론이다. 그것도 주 6일 하루 10시간, 배달 50건을 소화했을 때 가능한 소득이다.

수익성을 떠나 이들 라이더가 걱정되는 게 하나 있다. 늘 접하는 안전사고다. 정확한 통계로 잡히지는 않았지만 라이더의 30%정도가 크고 작은 교통사고를 경험하고 있다.

빨리, 많은 건수를 올려야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구조의 직업. 배달 업계가 스스로 살펴 귀중한 인명이 다치지 않도록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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