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 페트병의 화려한 변신
투명 페트병의 화려한 변신
  • 이혜련 청주시 내덕2동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 승인 2020.12.16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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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이혜련 청주시 내덕2동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이혜련 청주시 내덕2동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다섯 살 된 우리 아이는 나와 마트 가는 것을 좋아한다. 마트에 들른 아이는 으레 “엄마, 나 음료수 먹고 싶어”하며 다양한 어린이 음료수가 진열돼 있는 곳으로 간다. `어떤 것을 고를까요'를 여러 번 하고 나서야 음료수 하나를 집는 아이의 선택은 매번 다르다. 맛보다는 어떤 것이 이목을 끄는지에 따라 그날, 그날의 선택이 달라진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을 겨냥한 음료수의 포장은 점점 화려해진다. 음료수 뚜껑 위에 장난감을 같이 포장해 파는 경우도 있다. 아이가 순간의 호기심에 선택한 장난감이 포함된 음료수는 음료수의 역할도 장난감의 역할도 하지 못한 채 쓰레기통으로 들어가기 일쑤다. 어린이 음료수는 아이의 선택을 받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환경에는 부담을 준 것이 분명하다.

지난달 환경부가 과대포장을 줄이고 친환경 선도 기업의 우수 사례를 알리기 위해 개최한 `2020 착한 포장 공모전'에서 L사의 생수병이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 생수병은 기존 생수병 몸체에 접착성 라벨을 부착하던 것을 없애고, 병마개에 비접착성 라벨을 부착해 개봉할 때 자동으로 분리배출되게 만들어 쓰레기의 양은 줄이고 재활용이 쉽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패션계에서는 페트병을 재활용해 옷을 만들었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다. 많은 페트병이 옷으로 화려하게 변신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첫걸음은 투명 페트병의 분리배출이다. 투명 페트병이 섬유가 되기 위해서는 다른 불순물이 0.001%로도 남아 있지 않아야 한다. 재활용 업체에서는 페트병을 재활용하기 위해 색깔별로 분리하고 이물질을 제거하는 작업을 반복하지만 공정 끝에 얻는 건 겨우 10% 남짓이라고 한다. 나머지는 컵이나 솜, 노끈 등으로 재활용되기는 하지만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의류용 섬유로는 쓸 수가 없다. 걸러지지 않는 작은 유색 페트 조각이나 이물질이 섞여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내 섬유업계에서는 깨끗한 투명 페트병을 원료로 얻기 위해 쓰레기를 수입하는 일도 있다. 이에 정부는 투명 페트병만 따로 분리배출하는 체계를 만들었고 청주시도 오는 25일부터 공공 주택에서의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이 선택 아닌 의무가 된다.

그렇다면 투명 페트병 어떻게 배출해야 할까? 공동주택에서는 별도 배출함에 배출해야 한다. 내용물을 깨끗이 비우고, 라벨 등을 제거한 후 가능한 압착해 뚜껑을 닫아 배출해야 한다. 단독주택에서는 1년 후인 내년 12월 25일부터 따로 배출해야 한다.

이제는 우리의 실천만이 남았다.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의 실천으로 요즘 트렌드에 맞는 에코 슈머의 길을 가보자. 오늘 아이와 마트에 가면서 투명 페트병의 화려한 변신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한다. 쓰레기가 옷으로 변한다는 흥미로운 이야기에 눈이 커다래질 아이를 상상하니 벌써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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