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폴리스 개발 마뜩잖다
넥스트폴리스 개발 마뜩잖다
  • 석재동 기자
  • 승인 2020.12.06 18:5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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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석재동 부장(취재팀)
석재동 부장(취재팀)

 

충북개발공사가 청주시 청원구 밀레니엄타운 서쪽지역인 정상·정하·정북·사천동(이하 정상동) 일원에 추진 중인 넥스트폴리스산업단지(이하 넥스트폴리스) 조성예정지 일대가 보상을 노린 투기행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 일대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인데다 청주국제공항으로 인한 항공기 소음으로 전원주택단지 입지로는 부적합하다.

사정이 이런데도 요즘 정상동 일대에는 대규모 전원주택단지를 연상케 하는 수많은 주택이 지어지고 있다.

개발소식이 전해지고 개발행위 허가지역 지정이 이뤄진 올해 초부터 8월 22일까지 사업예정지 내 건축허가 건수는 99㎡(30평) 이상의 허가가 40건, 99㎡ 이하의 신고가 160건으로 집계됐다. 모두 투기행위로 의심된다.

이 같은 투기행위는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청주 오송 역세권과 생명과학단지, 청주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등 공공개발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투기행위는 항상 한발 앞서 진행됐다.

투기꾼들이 목적은 명확하다. 이주자택지(근린생활주택용지) 입주권(속칭 딱지) 취득이다.

투기꾼들의 투자와 수익을 계산하면 대략 1필지당 1억~2억원의 차액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송3산단 조성을 앞두고 선 투기꾼 한 명이 사업예정지 내에 수십 채의 투기형 주택(속칭 벌집)을 신축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적으면 2~3년, 많아 봐야 5~6년 후 보상이 개시되면 이 벌집들은 철거된다. 천문학적인 국가·사회적 낭비가 아무렇지 않게 이뤄진다.

성실하게 오늘을 사는 소시민들로서는 허망하기 그지없다. 열심히 저축해도 내집 장만이 어려운 현실에서 투기꾼들은 손쉽게 아파트 한 채 값은 불로소득으로 얻기 때문이다. 상대적 박탈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개발공사는 오는 2028년까지 8540억원을 투입해 밀레니엄타운 부지 옆 사천동 일대 189만1574㎡(약 57만평)를 넥스트폴리스 산업단지로 조성하기 위해 행정절차를 진행 중이다. 산업용지(68만㎡), 주거 및 지원시설용지(53만㎡) 공급이 목표다. 주거용지에는 5000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짓는다는 게 개발공사의 구상이다.

넥스트폴리스 조성을 위한 비용은 개발공사에서 조달하겠지만, 최종적인 부담은 미래의 아파트 입주자들에게 전가되는 것이 문제다.

개발공사는 산단을 조성해 기업체를 유치하게 된다. 타지역 산단과의 경쟁을 뚫고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선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그 경쟁력은 낮은 분양가가 될 수밖에 없다. 인근의 오창산단과 오송산단도 분양원가의 70% 수준에서 분양됐다.

그렇다면 개발공사의 수익은 어디에서 나올까. 바로 주거시설 개발로 이름지어진 아파트와 상업용지 건설이다. 개발공사는 아파트 부지에 대한 토목공사와 인·허가절차를 마친 후 민간 건설업체에 아파트 용지를 분양해 수익을 남기게 된다. 여기서 산업단지 분양에 따른 손실을 보전한다. 투기꾼들이 지어놓은 벌집 보상금과 이주자택지 조성비용도 마찬가지다. 넥스트폴리스내에 들어설 아파트 입주민들이 싼 가격의 공장부지와 투기꾼들의 벌집 보상비용을 모두 부담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충북과 청주시의 발전을 위한 공공개발이 내집 한 채 갖기를 원하는 청주시민의 호주머니를 털어 추진되는 셈이다. 허술한 법망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투기꾼들의 행태가 가장 큰 문제지만, 충북도 출연기관인 개발공사의 공공개발이 과연 아파트 건설을 담보로 이뤄지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다. 산단이 인구밀집지역 인근에 지어지는 것도 마뜩잖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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ㅍㅍ 2020-12-14 02:02:32
철밥그릇 청주 공뭔넘들과 유착관계 있는지 조사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