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길, 준비하지 않으면 또 미끄러진다
빙판길, 준비하지 않으면 또 미끄러진다
  • 정진영 한국교통안전공단 충북본부
  • 승인 2020.12.03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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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진영 한국교통안전공단 충북본부
정진영 한국교통안전공단 충북본부

 

겨울철 가장 관심을 두고 보는 뉴스 코너는 일기예보다.

일기예보에 부쩍 귀를 기울이는 이유는 무엇보다 한파와 눈 소식이 궁금해서다.

한파와 눈 소식을 듣게 되면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다. 빙판길 교통사고가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생기기 때문이다.

단순 직업병으로 치부하고 싶어도 겨울만 되면 사고는 어김없이 일어난다.

지난해 12월 14일 상주영천고속도로에서 난 블랙아이스(도로살얼음) 사고가 대표적인 예다. 이 사고로 무려 7명이 숨지고 41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다.

다행히 올해는 아직까지 유사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걱정이 앞서는 건 사실이다.

겨울철 교통사고 위험성은 공단에서 실시한 실험 결과를 보면 확연히 알 수 있다.

빙판길 위 제동거리는 마른 노면 대비 버스는 7.7배, 화물차는 7.4배, 승용차는 4.4배나 증가한다. 자동차 미끄러짐 현상 발생 시 차체 제어능력 테스트 결과를 보면 시속 30㎞를 초과하면 조향 능력을 완전히 상실, 제어가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빙판길은 제동거리 증가, 조향능력 상실을 유발, 교통사고 위험성을 더욱더 높인다.

빙판길 교통사고 치사율(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은 5.97명으로 건조 노면(2.03명)과 비교해 3배 가까이 높았다.

그렇다면 겨울철 교통사고 위험으로부터 안전해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먼저 `정보 운전'에 힘써야 한다. 정보 운전은 문자 그대로 다양한 채널을 통해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위험 요인에 미리 대비하는 것을 뜻한다.

특히 겨울철에는 갑자기 눈이 오거나 결빙이 될 때가 많기 때문에 라디오나 인터넷 등을 활용해 도로 환경이나 기상 상황을 사전에 파악하는 것이 좋다.

`차간 거리 유지', `감속 운행'도 사고 예방법 중 하나다.

눈이 쌓였거나 언 도로를 지날 때에는 차간 거리를 평소보다 2~3배 정도 충분히 유지해야 한다.

차량 속도를 줄이고 이미 나 있는 바퀴자국을 따라서 달리는 방법도 안전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급제동·급가속·급조향장치 조작'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해가 잘 들지 않는 산모퉁이나 저수지 부근, 해안도로, 터널이 끝나는 지점에서 제동할 때에는 제동장치를 2~3회 나눠 밟는 게 안전하다. 차가 미끄러질 경우엔 진행방향에 맞춰 조향장치를 조작해야 하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한다.

빙판길은 올겨울 역시 우리 앞을 막아설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조금만 관심을 갖고 안전수칙을 지킨다면 그리 큰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다.

올겨울 뉴스에는 교통사고가 아닌 따뜻하고 행복한 소식만 채워지길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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